지난 5.18 전야(5월 17일)에 광주 KBS 「시사토론10」 “문재인 정부 출범, 호남의 미래는?” 토론회에 출연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여러 논의가 있었습니다. 일독을 부탁드립니다.

김광상>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사토론10 김광상입니다. 오늘은 37주년을 맞는 5.18 전야이죠.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일주일이 됐습니다. 경제와 외교·안보 그리고 그 추진 기반과 힘이 될 국민통합과 협치까지 새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의 인사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지시까지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서 일단은 긍정적인 평가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하면서 문재인 후보를 다시 한 번 선택한 호남의 기대와 관심이 크죠. 그래서 이 시간에는 문재인 정부의 출범 의미와 과제를 호남의 관점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함께 하실 분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황주홍 국민의당 국회의원,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유창선 정치평론가가 함께해주시겠습니다. 네 분 모두 서울에서 일도 많으실 텐데 바쁘신 상황에서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초두에 말씀드렸습니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일정을 시작한지 일주일 됐습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이개호 의원께서는 여당 의원이 되신지 일주일 된 셈인데요. 당내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상당히 흥분되고 그런 분위기 입니까?

이개호> 저희들도 여당을 처음해보니까 모르겠습니다만 다른 의원들 역시 긴장을 많이 하고 있고요. 어떻게든지 성공적인 문재인 정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책임도 함께 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겸손한 자세로 긴장하면서 잘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광상> 역시 정권교체가 됐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호남에서는 내일 5.18 기념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겠다,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지시를 내리는 이런 것을 보면서 바뀌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시 정상화되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을 호남에서는 갖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첫 대외 공식행사라 할 수 있는 내일 5.18 기념식, 참석의 의미랄까요. 정치적인 함의 이런 것은 어떤 것일까 듣고 싶은데요.

이개호> 대선이후 큰 변화임은 틀림없고요. 또 내일 5.18 공식 기념식장에서 그동안 우리 지역에 굉장히 큰 열망이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단히 큰 변화를 우리가 실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내일과 또한 일련의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 그리고 또 그 상황 속에서 민주당의 역할 이런 것을 놓고 볼 때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5년 동안 반드시 광주와 호남과 함께 하겠다는 그러한 메시지를 분명히 전해주는 것 아니냐, 그렇게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김광상> 이번 대선에서 어느 당인들 안 그랬겠습니까마는 민주당도 가장 관심을 기울인 곳 중 하나가 호남이었지 않습니까? 이개호 의원께서는 전남도당 위원장이셨는데요. 설왕설래는 있었습니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압승을 했다는 평가를 해야 될 것 같아요. 당내에서 이런 결과를 예상했었나요? 어땠나요?

이개호> 이정도로 크게 이기리라고는 생각을 못했고요. 이길 것이라고는 봤습니다. 일반적인 투표 경향성이란 게 있지 않습니까? 그동안 호남은 김대중 대통령이 뿌리를 내렸던 민주당과 함께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이탈을 하더라도 그 경로를 따라서 다시 회귀하는 그러한 투표 경향성이 늘 있어 왔거든요. 특히 민주당에 대해서는 강한 경향성이 있기 때문에 대선이라는 큰 이슈 앞에서 결국은 그 경향성에 따라 상당부분 회귀할 것이다, 그래서 호남에서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이정도로 이길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 했습니다.

여기에 큰 의미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선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쭉 지켜보면요. 첫째는 호남이 문재인 대세론을 끝까지 지켜줬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전체적인 대세론을 형성한 가운데 영남지역이나 다른 지역에서 보수가 집결하면서 지지율이 빠지면 호남이 더 결집을 해줘요. 그래서 보충을 해줍니다. 여기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고요. 또 호남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진정한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에 5자 구도라는 굉장히 보기 드문 구도였음에도, 정치공학적으로 이 구도를 깨뜨리려는 움직임이나 흐름은 꽤 있었거든요, 그럼에도 정권교체를 위해서 이 구도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데 호남이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점에서 결국은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가장 큰 힘, 그건 누가 뭐라 그래도 호남의 힘이었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광상> 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 평론가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기로 하고요. 집권여당 쪽의 얘기를 듣다보니까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반면에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참 뼈아플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안철수 후보가 상당기간 양자 구도를 형성했었고, 지지율이 조금 빠졌었지만 직전 선거였던 총선에서 압승을 했었기 때문에 다시 역전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했을 것도 같고요. 하지만 결과는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전국적으로 2위가 아니고 3위가 되어버린 상황이 됐는데요. 호남에서의 지지율도 절반정도에 불과해 상당히 뼈아플 것 같습니다. 일단 당에서는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죠?

황주홍> 그렇습니다. 그에 앞서 우선 내일 5.18 기념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고, 또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제창하기로 한 것, 저는 비록 야당이지만 이건 정말 잘한 결정이다, 충심으로 환영하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번 패배, 너무나 뼈아프고 또 부끄럽습니다.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선전을 했습니다. 반면 저희는 부진했습니다. 상대의 선전도 선전이었지만 저희의 부진이 더 뼈아프고 컸습니다. 우선 가장 결정적인 건 뭐니 뭐니 해도 후보 자신의 저조와 부진, 이게 아마 결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 후보와 국민의당이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무언가 확실한 인상과 각인을 남기지 못했다고 자성하고 있습니다. 유권자들로 하여금 저 사람들은 국민의당을 왜 만들었던가, 새 정치, 새 정치 했는데, 새 정치라는 것이 유권자들의 피부에, 마음과 몸에 체감되는 그런 것을 우리가 과연 제공했던가, 또 정책적인 일관성이라거나 차별성 같은 것에 성공했던가, 예컨대 국방과 안보 특히나 지금 굉장히 위중한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상대 후보들로부터 저희가 국방과 안보 입장이 오락가락했다, 우왕좌왕했다, 라는 비판을 받았었잖아요? 그만큼이나 저희가 정책적인 일관성 또 타당과의 차별화된 국민의당다운 국민의당만의 정책과 입장은 이거구나, 하는 것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들에서 국민들이 보시기에 아직 국민의당의 집권은 시기상조다, 이렇게 보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 호남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뼈아픈 게 마지막 순간에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추격전을 벌이면서 자칫하면 홍준표 대통령이 될 수도 있겠다, 하는 위기감으로 막판에 전략적인 이동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간에 저희의 지지가 견고했더라면 저희로부터 떠나지 않고 다른 후보 쪽에서 저희한테 왔을 텐데 저희가 그만큼 충분한 지지를 갖고 있지 못했고, 국민들로부터의 신뢰와 신임이 그만큼 약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입니다. 모든 것은 저희의 부진과 불찰이었습니다.

김광상> 거기에서부터 다시 당을 재건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할 것 같은데요. 일단은 그런 반성 속에서 당 지도부가 퇴진을 했어요. 우리 황주홍 의원님께서도 최고위원에 계시다가 부득불, 원치 않으셨는지는 모르지만 사퇴를 하셨고요.

황주홍> 불과 넉 달 만에 다시 물러나게 됐습니다. (웃음)

김광상> 그리고 어제는 김동철 전 비대위원장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당이 한창 정비를 해가는 것 같습니다. 당분간은 이 정비작업, 후속작업이 필요하겠죠?

황주홍> 동시에 해야 할 겁니다. 정비작업도 하고, 민주당과 새 정부와 또 다른 야당과의 새로운 관계설정도 하고, 모든 일을 동시에 해야 하겠죠.

김광상>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는 내일 5.18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곧바로 당을 추스르고자 하는 모습도 좀 보이긴 했습니다. 앞으로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될 것으로 당에서는 보고 있습니까? 또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황주홍> 정치 재개의 의사가 확고한 것 같아요. 상당히 강한 어조로 몇 차례 그 의지를 피력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언론으로부터 크게 환대받지는 못했습니다. 시기적으로 지금은 조금 신중해야지 이럴 시점이 아니지 않느냐, 5년이 얼마나 긴 시간이고 그 시간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기간인데, 이렇게 급하게 “나는 건재하다”, 그리고 “나는 계속 다시 뛸 겁니다”, 이런 의지의 표명은 조금 뒤에 해도 되지 않겠나, 그렇게 판단합니다.

김광상> 앞으로 그런 기조에서 움직임을 하고 준비를 하겠네요?

황주홍> 그럴 걸로 느껴집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들은 바는 없기 때문에......

김광상> 네, 알겠습니다. 두 분, 양당 의원님들의 말씀을 좀 들어봤는데요. 이제 두 분 평론가들의 얘기를 좀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까 잠깐 얘기했습니다만 이번 대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가 호남 아니었습니까? 결국 마지막에는 호남이 결정할 것이다, 그런 말씀들도 이전 토론회에서 말씀하신바 있고, 결국 호남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렇게 볼 수 있기도 한데, 호남의 선택이 결정적이었다고 보시는지, 이걸 여쭤보고 싶은데요.

6대3의 결과를 일방적 몰표라고 보기에도 그렇고, 과거에는 될 만한 후보, 돼야 하는 후보에 몰아주는 이른바 전략적 투표라는 것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도 전략적 투표로 봐야하는 것인지, 이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우리 최 원장님부터 말씀 좀 해주실까요?

최진> 제가 호남을 쭉 다녀보니까 많은 분들이 막판에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될 사람 밀어주자”, 그것이 전략적인 투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권자들이 겉으로나 말씀으로는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이긴 하지만 실제 심리적인 투표성향은 고뇌 속의 결단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문재인과 안철수를 놓고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누구를 찍어야, 또 어떤 비율로 선택해야 호남을 위한 나은 선택인가, 정말 밤잠을 설치면서 고민한 끝에 그래도 문재인 후보가 좀 더 낫지 않겠는가, 하는 최종 결단을 내리고 마지막에 투표를 했다고 보거든요. 그것이 6대3이라는 두 배 이상의 더블스코어로 나타났다고 봅니다.

호남에서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이런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광주·호남은 격투기의 도시다”, 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데요. 무등시장이나 봉선시장을 가보면요. 상인들이 TV를 많이 보시는데, 격투기를 많이 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시민들은 이번 대선을 격투기로 보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정도로 경선과 본선에서 두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었지 않습니까? 격투기는 사실 판정승이 잘 나지 않습니다. 주로 KO로 결과가 납니다. 그런데 사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호남에서 KO로 졌죠. 반면 이번 대선은 KO로 이겼습니다. 그런데 왜 KO로 이겼는가? 저는 민주당이 작년 총선 때 패했던 것이 오히려 보약이 됐다고 봅니다. 아주 치열하게 뛰었어요. 이번에 보니까 문재인 후보 본인은 두말할 것도 없고, 그 부인 김정숙 여사도 6개월 이상 몸으로 뛰었고, 지방의원들을 보면 거의 사활을 걸고 뛰더라고요. 그게 큰 기여를 했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누가 다른 후보냐, 차별성을 분명하게 가진 후보는 그래도 문재인이 아니었느냐, 라는 어떤 본질적인 우월성, 이 부분이 결국 30% 이상 작용했다. 그래서 프레임과 호남에서의 치열한 노력, 이 두 부분에서 이겼기 때문에 결국 표현은 죄송하지만 KO승을 이번에 거뒀지 않나, 하고 생각합니다.

김광상> 유 박사님은 조금 달리 보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한편으로는 이게 8대2나 7대3도 아니고 6대4도 아닌 6대3인데요. 어떻게 보면 절묘한 분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유창선> 이번 호남의 선택이 민주당하고 국민의당을 놓고 어느 한쪽을 완전히 버렸다, 이렇게 보기는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호남의 민심이 대선기간 내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놓고서 정말 누구 한 사람을 버리기에는 선뜻 내키지 않는, 그런 고민의 과정이 계속 되었던 건데 결국 문재인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은 호남민심이 보다 확실한 정권교체를 원했다, 그런 얘기가 될 것 같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적폐청산의 정권교체, 여기에 방점을 찍었던 것이고 안철수 후보는 미래를 향한 정권교체, 여기에 방점을 찍었던 건데 결국 호남민심은 지금 당장은 우선 청산을 제대로 하고 가야 된다는 선택을 했다고 볼 수가 있겠는데요. 이결과 국민의당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호남은 국민의당의 근거지였는데 이번에 호남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앞길이 대단히 험난하게 됐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호남이 국민의당을 버렸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일정정도 분할의 득표결과라는 점입니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고 또 그다음 총선이 있기 때문에 결국 두 당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호남의 민심을 어느 한 당이 독식하는 결과가 나왔을 때는 긴장의 끈을 놓고 완전히 풀어지게 되지만 앞으로 두 당이 경쟁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호남 민심에 부응하는 모습을 계속 보일 것이다, 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환경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나름 의미 있는 구도라고 생각합니다.

최진> 저도 호남 민심이 국민의당을 버렸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만약 표차가 5대5.5라든지 6대4정도만 되었어도 애매한 승리였을 것이고 만약 7대3 이상으로 벌어졌다면 호남이 국민의당을 버렸다면서 완승을 거둔 민주당이 좀 우쭐해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절묘하게도 민주당에 더 이상 우쭐하지는 말고 겸손하게, 다만 당당히 앞으로 가라하는 정도의 표가 6대3이라는 더블스코어, 일종의 황금비율로 나타난 것이라고 봅니다.

황주홍> 어쨌든 이번 결과는 저희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완패라는 것을 자인합니다. 홍준표 후보로 표가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6대3이 한 6대4정도나 됐지 6대5 이상 가기는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홍준표 변수가 없었어도 6대5로 가기는 어렵지 않았겠나, 하면 저희가 완패를 한 겁니다.

다만, 호남의 관점에서 이번 대선은 굉장히 마음 편하신 선택이었을 겁니다. 보수 세력에게 정권이 다시 갈 우려는 없었기 때문에, 누구를 찍어도 민주개혁 정부가 들어선다는 안도감이랄지, 그런 편안한 상태에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었습니다.

저희로서는 좀 뼈아픈 패배였지만 완전히 절망적인 패배는 또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호남의 정치 구도랄까, 지형에서는 양당이 자유 시장경제에서 건강한 경쟁을 벌이는, 그래서 유권자에게 충성을 다 바치는 노력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투표의 결과가 저희 입장에게도 많은 교훈이 됐고 아까 최 박사님의 말처럼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좋은 보약이 된 것 같습니다.

김광상> 네, 이런 비교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호남의 투표가 대구·경북지역의 투표하고는 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치투표 라는 얘기도 합니다만, 방금 말씀하신대로 양당에 그런 측면도 있고 그러면서도 중요한 목표 지향점을 잘 파악한 저도 이런 표현은 쓰지 않습니다만 나름 황금분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요.

대구·경북 얘기를 했습니다만 꼭 그쪽만이 아니어도 홍준표 후보의 지지세나 과정을 보면 여전히 기득권층의 저항과 결집이 만만치 않구나, 이런 것도 나타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수에서 진보로 정권이 교체되기는 했지만 아까 모두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과제들이 대단히 많잖아요. 이런 산적한 과제들을 뚫고 가야하는데, 앞으로 이 기득권과 그 지지층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부분도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이 부분을 문재인정부가 잘 뚫고 나갈 수 있을지, 반드시 낙관적인 전망만을 내놓지는 못할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얘기를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또 여당에서 먼저 얘기해주실까요?

이개호> 고맙습니다. 이번 결과를 놓고 보면 보수에는 건전한 보수도 있었습니다만 수구라고 볼 수 있는 보수도 함께 있지 않았습니까? 어쨌든 양쪽을 중심으로 보수의 막판 결집이 상당히 강하게 일어났죠. 여론조사에서는 7~8%에 불과하던 홍준표 후보가 결국에는 24% 득표를 했단 말이에요. 대단히 큰 약진을 한 거죠. 그렇지만 보수 후보가 24%를 획득한 경우는 헌정사상 최초 사례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보수는 진보보다 훨씬 강한, 최소한 35% 정도의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본 것 아니겠습니까? 얼마 전 대구 쪽에서 한 인터뷰를 보니까 어느 아주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자기는 보수가 나라를 팔아먹어도 보수를 찍겠다, 이런 정도의 아주 강한 투표 경향성을 가지고 있는데도 그게 상당부분 허물어진 거예요. 그건 무엇이냐면 TK지역을 포함해서 보수의 아성이라는 영남지역에서조차 반드시 새 정부가 개혁을 해야 된다는 필요성에 대해 절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죠. 개혁의 가장 큰 힘은 바로 국민적 지지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취약점도 많이 있지만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국민들의 강한 요구를 고려할 때 상당한 힘을 받아가면서 개혁을 추진할 것이다, 라는 추측이 가능하고요. 또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에 내놨던 공약과 관련된 적폐청산이 있지 않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마음에 와 닿는 얘기들을 많이 했거든요. 예컨대 최순실이 부정축재 한 재산에 대해서 현행법으로는 환수할 길이 없잖아요. 그에 대해 반드시 환수할 길을 만들겠다, 또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하고 심지어 조장했다고 할 수 있는 우병우의 문제, 반드시 수사해서 사법처리 하겠다, 이런 등등의 국민들의 심금에 와 닿는 개혁 방안, 적폐청산 방안이 우선적으로 추진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당한 개혁 드라이브가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드리고 싶습니다.

황주홍> 제가 한 말씀 드릴까요? 문재인 정부, 문재인 대통령의 출발, 저는 좋은 출발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정도라면 모를까, 국내 당선된 대통령들의 첫 출발은 거의 다 인상적이고 감동적으로 좋았던 것 같아요. 저는 전망하기가 참 어려운데, 일단 낙관과 비관이 교차한다고 얘기하는 게 옳을 것 같습니다. 우선 낙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선한 의지, 꼭 성공시키겠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 이런 의지가 읽혀집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상당부분 다른 정권에 비해서 안도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낙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근거는 방금 이개호 의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들의 절대적인 열망이 있습니다. 개혁을 하고 적폐를 청산하고 그리고 정말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해야 한다는 지상명령적 과제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낙관하게 하는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비관의 근거랄까, 비관하게 되는 측면은 우선 지금 정치권의 구조자체가 4당 구조, 5당 구조잖아요. 더구나 민주당은 현재 120석인데 전체 국회가 300석이니까 과반에 미달되는 소수정권인 건 틀림없습니다. 다수당 정권이 아닌 것이죠. 이게 상당히 어려운 환경과 구조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 또 하나는 자기 지지자들을 지나치게 만족시키려는 드라이브를 걸게 되면 자칫 그게 큰 덫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젊은 케네디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같은 민주당이면서 직전 대통령이었던 트루먼 대통령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이때 트루먼이 유명한 얘기를 합니다. “Stop campaigning”, 이제 후보로서 선거 때 했던 것은 잊어버려야 한다, 그런 얘기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때의 전통적인 지지층의 요구와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다른 것과 타협할 수 없다는, 그런 어떤 중압감과 소명감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 너무 충실하다보면 틀림없이 상당한 저항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그것이 국정을 어려움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제가 우려하는 것은 이개호 의원 같은 분은 그런 분은 아닙니다만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주류가 다소 진보성향이 강한 걸로 우리가 알고 있잖아요? 저는 치우치지 않는 정중앙의 정치를 하지 않으면 민심의 저항 또는 다른 정치세력들의 저항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 정중앙이어야 저항을 적게 받는데, 그런 점에서 조금 우려가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광상> 네, 덧붙이실 분 있으면 말씀해주시죠.

유창선> 네, 문재인 정부 출범 일주일여를 놓고 보면 출발이 상당히 좋은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준비된 정부의 모습을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고요. 인수위 기간 없이 국정을 시작됐는데도 여러 가지 준비한 흔적이 역력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참여정부 시절의 실패, 이것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의식적인 모습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참여정부 시절에 왜 실패했는지를 알고서 그 경험을 놓고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 그 전처를 밟지 않겠는 마음으로 국정을 운영해 나간다면 상당히 기대를 가져도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은 합니다.

다만, 지금 황주홍 의원님께서도 말씀을 하신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환경자체가 대단히 험난한 길이 될 겁니다. 120석 가지고 국회에서 협치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무엇 하나 할 수 없다는 것, 그런데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꺼내는 얘기들을 보면 가만 놔두지 않겠다는 식의 얘기들을 계속하고 있거든요. 당장 민주당 같은 경우도 국민의당의 협조를 얻어야 할 텐데 대선 과정에서 워낙 감정의 골이 패인 현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데에서 어떤 리더십을 보여 나갈지가 관건이 될 것 같고요. 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강조했던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하는 것은 통합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사실 한편으로는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청산을 하면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된다는 게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고도의 리더십이 발휘돼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죠. 지금의 집권 일주일은 국민적 기대가 워낙 큰 허니문 기간이기 때문에 이 기대를 한 몸에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정말 어려운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 가는지 국민들이 하나하나 보면서 평가할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과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최진> 다른 관점에서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기득권 수구세력이 정말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달리 보면 의외로 만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홍준표 후보가 강경 보수의 깃발을 들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최대치로 얻은 표가 24%입니다. 그리고 지난번 박근혜 탄핵에 대해서 결사반대라고 응한 사람이 20%입니다. 그때에 비해 4%정도 오른 거죠.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24%를 제외한 나머지 개혁세력을 합하면, 전체적인 구도가 개혁이 8, 수구가 2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을 상당히 세게 밀어붙여도 된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상당히 경청하고 중시해야 할 대목은 수구 기득권 세력 24%, 안철수 후보가 얻은 20% 이상의 표, 이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주목을 해야 할 필요가 있고요. 우리가 우려했던 보수, 수구에 대해서는 집권 초기에 안보 드라이브를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 상당히 청신호가 보인다, 자칫 문재인이 집권하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샌드위치 신세가 될 줄 알았는데 정상회담이라든지 특사 정치 등을 보면 오히려 전체적인 파이가 커져나가고 있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앞만 보고 질주하면 비록 50% 이상을 얻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인 파이는 커질 수 있다고 봅니다.

김광상> 전망까지 잘 들어봤는데요. 시간이 많이 길어질 것 같아서 호남과 관련한 이야기로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호남뿐만 아니라 그동안 소외되고 나름대로 균형발전에서 뒤처졌던 지역에선 이번 문재인 정권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크죠. 문재인 대통령도 그랬고, 과거의 노무현 대통령도 그랬습니다만, 국가 균형발전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나름 호남에서 기대를 해도 될 것인지, 이 부분도 한 말씀 해주시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집권 정당에서는 당연히 기대해도 된다고 하시겠죠? (웃음)

이개호> (웃음) 꼭 그런 건 아니고요. 문재인 대통령이 지역발전과제랄까, 그것과 관련해서는 참여정부 모델을 거의 그대로 계승해나갈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참여정부의 기본적인 철학이 두 가지 있었거든요. 한 가지는 국민 소통, 국민과의 열린 국정을 만들겠다는 거였고요. 또 한 가지는 국가균형발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혁신도시, 세종시라는 산물들이 나온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측면은 문재인 대통령도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추진하는 과정에서 참여정부가 철학은 옳았으되, 행동이 조금 급진적이어서 국민적 공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 이런 등등의 문제가 있어서 정말 기대했던 효과를 다 거두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책의 방향성은 대단히 옳았다고 봤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에 강한 방점을 찍고 나갈 것이고, 그 수혜자는 1차적으로 호남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김광상> 사실 이 이야기는 당위론적인 이야기여서 더 듣지 않아도 될 것 같고,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기대해도 된다, 이런 점들을 주의하면 된다, 여서 크게 논란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혹시 뭐 꼭 하실 말씀 있으면 하시고 다른 주제로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최진> 국민 여망에 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이건 필수 아니겠습니까? 이거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금방 등을 돌릴 겁니다. 왜냐하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 비난이 워낙 하늘을 찔렀기 때문에 만약에 조금만 실수를 해도 훨씬 더 크고 빠르게 재앙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런 제안을 하고 싶어요. 더도 덜도 말고 박근혜 대통령의 반대로만 가라, 호남 왕따 시키지 말고 공적인 채널을 통해서 국정을 운영하는 것, 소통, 이런 몇 가지들만 지키면 무난하게 호남 민심은 잘 되리라고 봅니다.

김광상> 방금, 호남 왕따 이야기를 했는데, 일단 출발 초에는 일단 호남 총리도 임명하려고 하고 있고요. 지역에서 걱정하는 게 뭐냐면, 총리 또는 장관 한 두 자리,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전 토론에서도 여러 번 나왔습니다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역을 위해서 1급·3급에 정말 일할 수 있는 인재들을 키우는 것, 지역의 뉴DJ, 포스트DJ, 정치계에서도 차세대 정치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이런 쪽에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어요. 혹시 그 부분에서 한 말씀 있으시면, 인사라든지 포스트DJ 등등에 대해서 듣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말씀하시겠습니까? 황의원님?

황주홍> 네. 지역균형, 우리로서는 호남차별의 극복, 구체적으론 이거 아니에요? 인사차별과 예산차별이 없어야 된다는 건데, 일단 출발은 상당히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야당으로서 선거과정에서 호남차별이 계속 되지 않겠나, 라는 우려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국무총리, 핵심이랄 수 있는 대통령 비서실장에 과감하게 호남 출신들이 등용됐습니다. 비교적 좋게 출발하는 것 같다, 적어도 지역적인 어떤 편견은 없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포스트에 얼마나 더 진출을 하느냐, 또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아까 우리 김 국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중요한 하부에 얼마나 전진배치 하느냐의 문제인데, 윗선이 정리가 잘 되면 아랫선은 저절로 어느 정도 상당히 기회가 폭넓게 주어질 겁니다. 예산 차별에 있어서 재정분권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문재인 정부도 공약에 내걸었습니다. 돈이 서울에 머물러있지 않고 지방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지금 국세와 지방세가 8대2잖아요? 그걸 조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에 틀림없이 그렇게 하리라고 봅니다. 이거는 비단 문재인 후보만이 아니라 야당의 후보들은 대개 그 공약을 내걸었거든요. 국회에서도 그런 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지방 재정 차원에서는 상당히 숨통이 트이는 좋은 개선과 변화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호남에 대한 예산차별은 그것과 더불어 정부의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당의 역할이 있습니다. 여기에 지자체, 야당은 야당대로 역할이 있기 때문에 같이 합심해서 호남으로 더 많은 예산과 더 큰 국책사업이 내려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창선> 문재인 정부가 호남을 정말 우선적으로 의식 안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대선 기간에도 여전히 반문정서는 호남에 상당히 광범위하게 존재했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확실한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호남의 민심이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던 거죠. 그렇게 보면 호남은 이번에는 손을 들어줬지만, 앞으로는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감시를 하는 그런 위치가 될 겁니다. 호남에 약속했던 것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이것을 앞으로 쭉 지켜보게 될 테니까 아마 문재인 정부도 그것을 계속 의식을 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래서 아까 얘기 나온 인사라든가 예산, 여기서 호남을 잘 고려를 하는 것, 더 이상 호남홀대론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고요. 저는 한 가지 더 나갈 것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아예 차제에 호남에 대한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인식, 이거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거기까지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거 때마다 호남홀대론이 자꾸 반복적으로 나오고 이걸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 하는 것 자체가 아예 필요 없을 정도의 그런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까지 이번 임기 중에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최진>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대통령을 내세웠지 않습니까? 그리고 대통령이 되고 나서 첫 지시, 1호가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어라였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본인이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또 부위원장도 광주 출신 아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 정책, 경제 정책의 핵심인 일자리 정책이 위원장이 대통령, 부위원장이 호남출신이라는 것은 호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대선 과정에서 호남의 인재를 키우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지 않습니까? 지금까지만 보더라도 호남 출신들이 상당히 중요한 포스트에 있는데, 1년 정도만 지나면 호남의 인재, 차기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와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그런 멋진 모습을 우리 호남 사람들이 보게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김광상> 네, 시간이 많지 않아서요. 정리를 하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야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강원, 호남, 충청 등 그동안 소외되었던 지역들에 대해 지역 스스로의 노력들도 같이 뒷받침이 되면서 정말 새로운 패러다임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다시 한 번 해봅니다. 이거는 꼭 짚어보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 양당이 지금 나오셨네요. 이른바 정계개편 문제, 연대 문제, 통합 문제, 협치 등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될 것 같은지,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금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만, 여당 쪽에서부터 잠깐 이야기 하실까요?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핵심만 이야기해주십시오.

이개호> 우선, 어떤 형태로든지 연대는 해야 합니다. 여소야대 상황이고, 문재인 정부는 다른 정부보다 일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반드시 정책연대는 필수적으로 따를 것으로 보고요. 연대의 대상은 누가 뭐래도 뿌리가 같은 국민의당과 함께 해야죠. 또 탄핵국면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바른정당 같은 경우도 연대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함께 정책연대 해나가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정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소위 협치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1차적으로 당장 급한 것은 정책연대, 하루 빨리 그 틀을 만들고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광상> 국민의당은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통합은 되지 않겠죠?

황주홍> 글쎄요. 오늘 토론 시작하기 전에 차 한 잔 할 때 이개호 의원이 저보고 빨리 들어오라고 해요,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택일을 해라, 날짜 정하면 들어가겠노라고 덕담했습니다만, 제가 지역에서 말씀을 나눠보면 반반이더라고요. 최근 얘기 나왔던 것처럼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연대·통합하는 것에 절반 정도 찬성하세요, 또 절반 정도는 그렇게 되면 호남 여론의 상당한 저항이, 반대가 있을 거다, 라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 우려의 대부분은 바른정당보다는 먼저 당신들 민주당과 손잡아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씀들이셨습니다. 여론은, 호남의 저희 지지층은 정확하게 반분돼있지 않나 느낍니다. 우선 당연히 문재인 정부가 성공을 해야 됩니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또 저희는 새 정치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대화와 토론과 합의를 가장 중시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다만 민주당에 대해서는, 지금은 아직 그런 모습이 드러나지 않지만, 굉장히 배타적인 패권과 진영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있는 모습, 그런 모습들 때문에 우리가 당을 따로 하게 된 것 아닙니까? 그런 것에 대한 전향적인 노력들이 보인다면 그만큼 협치랄까, 연정, 연대의 길을 수월하게 갈 거라 봅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추구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양대 정당에서 다당제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선악 이분법에서 중간 지대에 있는 어떤 진실, 이것을 찾아가는 정치적 노력 차원에서 제3의 정치문화를 추구하는 것도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저희는 그것도 역시 살아있는 가능성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광상> 통합에 대해서는 일단 부정적으로 보시는 거죠?

황주홍> 통합은 지금 성급한,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김광상> 알겠습니다. 다른 두 분 이야기 듣고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진> 협치에 매달리지 말라, 집착하지 말라, 고 여당 쪽 대통령에게 얘기해주고 싶은데요. 왜냐하면 문재인 정부가 인사라든지, 외교·안보 쪽에서 잘만 하면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해주지 않습니까? 그러면 야당이 협치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억지로, 인위적으로, 정치공학적인 협치, 연대를 하려면요, 바로 국민들한테 역풍 맞거든요. 굳이 연대를 해야 된다면 세 가지가 있지 않습니까? 장관 자리를 주는 것, 이른바 공동정부가 있을 거고, 두 번째로는 합당하는 겁니다. 세 번째가 사안별 공조, 연대입니다. 첫 번째, 두 번째는 사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너무나 무리이고 요즘 시대 흐름에 맞지가 않습니다. 호남 민심이 쉽게 색깔이 다른 사람, 또는 필요에 의해서 하나로 뭉치는 것, 합하는 것을 원치 않거든요. 필요에 의해서 그때마다 연대를 하는 것이, 이른바 선진정치, 유럽식의 연정으로 가는 길입니다. 필요할 경우 불가피하게 연대를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는 국민만 보고 맹렬히 앞으로 달려가면 협치나 연대의 문제들은 자동적으로 해결될 거라고 봅니다.

유창선> 민주당하고 국민의당의 인위적인, 무리한 통합은 바람직스럽지 않을 거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지금의 다당제 구도라는 게 사실상 총선에서 국민들이 만들어준 구도였거든요. 그러면 이거는 다음 총선을 거치지 않고서는 정치적 필요에 의해서 마음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다당제를 지키면서 협치를 통해서 풀어나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앞으로 있을 선거구제 개편이라든가, 개헌 때, 예를 들어서 대통령 선거에서의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통해서 오히려 다당제가 더 정착될 수 있도록 그렇게 환경을 만들어가는 게 우리 정당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일단은 지금의 구도를 유지하면서 국민들이 더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광상> 네,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아서요.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정계개편, 연정, 협치의 문제, 이것을 비롯해서 균형발전, 분권 등등에 대해 정부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호남인들이 어떤 자세로, 지역 자치단체, 지역 사회 전체가 어떻게 대응하면 좋겠느냐, 에 대한 조언이 있으시면 한 말씀씩 해주시죠. 더불어서 대통령에게 이런 쪽으로 가야한다고 조언을 하고 싶으시면 이 부분에 대해서 30초 정도씩 간략하게 핵심적인 말씀들 나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가 먼저 해주실까요?

이개호>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우선, 압도적인 지지를 통해서 문재인 정부, 저희들은 정통 민주정부 3기라고 부릅니다만, 정통 민주정부를 만들어주신 우리 시·도민 여러분들께 이런 기회를 통해서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저희들에게 표를 몰아주신 그 숭고한 뜻은 저희들이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이 나라를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어서 청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달라는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 저희들 기억하고 있다는 말씀 분명히 올리겠습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해야 될 일들이 많습니다만, 호남과 함께 하는 문재인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촉구하고, 요구하고, 감시하는 그런 노력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김광상> 네. 황의원님?

황주홍> 네, 저희가 호남에 바라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 이미 말씀을 표로 얘기를 다 하셨습니다. 저희가 호남을 위해서 하는 일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야당으로서 국민의당, 더 치열하게 호남의 대등한 발전, 균형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통령과 집권여당, 정치권 전체가 가져야 할 인식은 아까 호남 차별 얘기를 했었지만, 국가 균형차원에서 이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한 최종, 마지막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쿠즈네츠가 “지방과 농업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불가능하다, 그것은 더 이상 선진국가가 아니다”, 라고 얘기했거든요. 우리나라가 제대로 우리 모두가 바라는 선진국가가 된다는 것은 지역이 균형 있게 발전한다는 것, 그 중에 농업이 탄탄한 수준으로 올라와서 소득이 도시와 대등한 수준에 도달하는 것, 이런 인식을 정부와 정치권이 확실하게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말씀드립니다.

최진> 호남, 특히 광주는 평론가의 도시답게, 또 격투기의 도시답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경쟁하고 그래서 경선이나 본선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는 데 일등공신이 호남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만큼 책임을 우리가 져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힘들게 헤쳐 나가는 문재인 정부에 있어서 무등산처럼 든든한 존재가 되고, 또 만약에 잘못하거나 다른 길로 간다면 과감하게 지적해주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횃불 같은 역할을 임기 5년 내내 지속적으로 우리 광주가, 호남이 확실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유창선> 호남이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하는 것을 쭉 지켜보게 되겠고요. 그리고 저는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민주당하고 국민의당의 승패가 완연히 엇갈렸습니다만, 앞으로 또 두 당이 호남에서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경쟁을 계속하는 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호남이 잘 이끌면 우리 정치 발전에 그만큼 플러스가 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호남 민심을 인식해서 두 당이 좋은 모습 보이려고 계속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경쟁을 해나갈 테니까, 아마 그것을 유권자들이 잘 뜯어보고서 잘하는 쪽을 힘을 실어주고, 이런 과정이 계속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광상> 감사합니다. 시간이 좀 더 있으면 자세히 이야기 나눠볼 텐데요, 좀 아쉽네요. 5.18 전에 뜻 깊은 토론에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 대통령 취임 일주일, 대한민국이 새로운 길 앞에 있습니다. 안팎으로 국제적인, 국가적인 여러 많은 과제가 있죠. 거기에 더불어서 여소야대 정치 지형 속에 협치와 연정 실험, 개헌 등 새 대통령이 풀어야 할 과제, 리더십의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말 그대로 지역과 정파와 세대를 뛰어넘는 대통합을 열어주길, 그리고 더불어서 소외와 차별이 없는 고루 행복한 그런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그래서 광주 정신, 호남 정신이 꼭 실현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시사토론10, 오늘 순서 여기서 접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