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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철, 한글날과 ‘어문 민족주의’의 중심 주시경 !!자하문 연구소장
신정욱 기자  |  ngtv@ngtv.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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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0.13  0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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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올해로 577돌을 맞은 10월 9일 ‘한글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1446년에 반포하였지만, ‘한글’이라는 이름을 붙인 분은 ‘주시경(周時經, 1876~1914)’ 선생이다. 세계의 40여 개 언어 가운데 창제 과정과 원리가 정확하게 밝혀진 언어는 한글 외에는 거의 없다. 한글은 ‘으뜸가는 글’, ‘큰 글’, ‘하나밖에 없는 글’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우리 민족이 광복과 건국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독립운동가들의 위국헌신뿐만 아니라 ‘국망도존(國亡道存, 나라는 망해도 정신은 존재한다)’의 정신으로 한글을 지켜낸 한글학자들의 고귀한 투혼이 있었다.

1868년 메이지유신으로 대전환을 한 일본은 1875년 운요호 사건, 1876년 ‘강화도조약’을 통해 조선에 개항(부산·원산·인천 등)을 강요했다. 이 같은 외세 침략에 따른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風前燈火) 같던 시기에 조선의 시대적 과제는 ‘반(反)외세 자주화’와 ‘반(反)봉건 근대화’였다.

양반층은 ‘위정척사(衛正斥邪)’를 주장하며 외세를 배격했고, 개화파는 ‘개민화속(開民化俗, 민중의 무지를 열고 풍속을 변화시킴)’으로 서양을 본받아 근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시경은 개항되던 해인 1876년에 황해도 봉산군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주학원, 모친은 연안 이씨로, 4남 2녀 가운데 둘째 아들이었다. 본관은 상주, 호는 한힌샘과 백천(白泉)이었다. 백운동서원을 세운 주세붕의 13대손이다.

주시경은 배재학당 보통과에 입학해 1900년에 졸업했다. 그가 ‘한글운동’을 하게 된 배경에는 대종교’를 창교(創敎)해 항일민족정신을 고취하고 독립운동가들을 키워낸 나철(羅喆, 1863~1916)의 영향이 컸다.

주시경은 “나라를 잃었는데 언어까지 잃게 되면 민족의 정체성을 상실함은 물론, 영원히 독립을 쟁취할 수 없다”는 신념과 “국가의 성쇠(盛衰)도 언어의 성쇠에 달려 있고, 국가의 존부(存否)도 언어의 존부에 달려 있다.”는 자각을 가지고 한글 연구와 교육에 매진했다. 그 결과 민족의 흩어진 정신을 하나로 모아 독립 쟁취의 기초를 닦을 수 있었다.

주시경은 서재필이 1896년 4월 7일 <독립신문>을 창간하자 총무 겸 국문 담당 조필(助筆)로 국문 전용, 국문 띄어쓰기, 쉬운 국어 쓰기를 실천해 갔다. 그는 국어, 국사 그리고 민족문화는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담보물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외래종교를 정신적 사대로 간주하고, 배재학당 졸업 당시 받은 예수교 세례를 버리고 대종교로 개종했다.

주시경은 “자기 나라를 보존하며 일으키는 길은 나라의 바탕을 굳세게 하는 데 있고, 그 길은 자기 나라의 말과 글을 존중하여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어문 민족주의’를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한글의 전문적 이론 연구로 <국어 문법>과 <국어사전> 등을 펴냈고, 한글의 과학적 체계를 수립하고 후진을 양성한 한글의 대중화와 국어학 중흥의 선구자였다. 그가 길러낸 최현배, 장지영, 이병기, 이희승 등의 제자들이 ‘조선어학회’를 조직해 광복을 위한 문화투쟁으로 한글운동을 꾸준히 이어갔다. 또 1921년에는 그의 제자들이 중심이 돼 ‘조선어연구회’(한글학회의 전신)를 창설한 데 이어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제정했다.

몸을 돌보지 않은 한글 연구와 강의로 인해 주시경은 1914년 38세의 젊은 나이로 급서(急逝)하고 말았다. 전 세계 세종학당에서 한글을 배우는 수강생이 8만 명으로 늘었고,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채택한 국가가 미국, 일본 등 18개국에 달해 한글은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K문화 자체’가 되었다.

‘언문’으로 불리며 천대받던 우리 글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독립운동가이자 실천 지식인. 주시경 선생을 경모하는 필자의 자작 한시를 소개한다.

古來言語衆魂根(고래언어중혼근) 옛날부터 언어는 국민 혼의 뿌리였고

國破山河靈可存(국파산하영가존) 나라는 망했으나 오직 산하와 정신만은 남아 있네

救濟三韓朝野馳(구제삼한조야치) 나라를 구한다고 조정과 재야는 제멋대로였고

安寧海內百家奔(안녕해내백가분) 나라 안의 편안함을 위한 백가쟁명이 분주했네

硏攻耿耿先驅態(연공경경선구태) 국어 연구에 뚜렷한 족적은 선구자의 몸짓이었고

敎育拳拳獨立源(교육권권독립원) 국어 교육에 성실한 모습은 독립의 근원이었네

不顧一身中道折(불고일신중도절) 일신을 돌보지 않아 중도에 꺾이니(급서하니)

千秋其業萬邦繁(천추기업만방번) 오랜 세월 그 업적 세계만방에 번성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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