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박물관(관장 이기길)이 발굴한 순천 월평유적은 우리나라는 물론 동아시아의 후기구석기시대를 대표하는 유적이다.

2014년에 국가사적 제458호로 지정된 월평유적을 역사공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월평유적이 있는 순천 외서면의 외서초등학교(교장 한미희)에서 월평유적지 가치를 활용한 ‘선사에서 미래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외서초등학교 학생들은 프로젝트 첫 프로그램으로 3월 24일 조선대학교 박물관을 방문했다.

외서초등학교 1학년~6학년 학생 33명과 병설유치원아 3명, 승남중학교 외서분교장 학생 6명 등 총 45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는 ‘선사에서 미래로’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사는 고장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우고 인류 유적을 보호하는 태도를 길러주기 위해 2017학년도 학교 특색 교육활동으로 추진한다.

또한, 학생의 진학과 직업 등 진로와 연계하여 미래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역의 기관, 대학, 지자체, 단체와 연계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조선대학교 박물관 방문을 시작으로 △유적을 발굴하자-초록동행 품앗이(4월 7일) △구석기 사냥과 채집, 그리고 놀이-한마음체육대회(5월 1일) △월평유적지에 노래를 바치다-한독음악캠프 △△예술, 위드 로드쇼(6월 7일~10일)-여수 갤러리 린 전시 개최, 감상, 스토리텔링(6월 21일~7월 4일) △조선대학교 역사문화학과를 찾아서-광주현장체험(7월 4일) △유적지보존(텃밭)-초록동행 품앗이(7월 11일) △구석기 주거와 불의 사용-교내야영(9월 25일) △구석기 트레킹, 그리고 매장-교내야영 (9월 26일) △유적지 보존(텃밭)-초록동행 품앗이(10월 19일) △순천만 생태체험(10월 30일)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

학생들을 인솔하고 박물관을 방문한 한미희 외서초등학교 교장은 이기길 박물관장과 월평유적과 관련한 현장체험 및 특색교육 추진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학생들은 박물관에서 이 관장으로부터 월평유적의 발굴 과정과 역사적 가치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박물관에 전시된 월평유적 출토품을 직접 관람했다. 협약 체결에 따라 조선대학교 박물관은 교과활동 및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된 다양한 정보와 교육자료,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관련 학과 대학생과 외서초 학생들 간의 정보 교환 및 학습 보조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기길 박물관장(역사문화학과)은 “4만 년 전부터 월평에서 삶을 시작한 구석기인, 그리고 월평유적을 조사할 때 동의하고 적극 지원해준 지역민에게 감사드린다. 유적 발견에서부터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쌓아온 결실인 오늘 이 자리를 발판으로 미래의 희망인 여러분이 큰 나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라면서 “영호남의 유일한 구석기 사적인 월평유적에 자연사박물관이 조성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미희 교장도 “학생 여러분이 호남지역에서 구석기 시대가 시작된 시원지인 우리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생활했으면 한다.”라며 “앞으로 우리 지역에 월평유적과 관련한 박물관이나 선사공원이 조성되면 여러분이 혜택받은 만큼 돌려주고 나누는 사람이 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양준모 학생(외서초 6)은 “몇 만 년 전 사람들이 발전된 도구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놀랍고 우리 지역이 세계사적으로 의미가 크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라면서 “우주항공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역사나 유적에도 흥미가 생겨 공부해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순천 월평유적은 조선대학교 박물관이 1995년 처음으로 발견하여 1998년에 이뤄진 첫 발굴조사에서 우리나라 후기구석기시대 및 동아시아의 후기구석기시대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인정받아 2014년 12월 27일에 국가사적 제458호로 지정받는 쾌거를 이뤘다. 구석기유적으로 국가사적이 된 것은 영호남에서는 최초이며 국내에서는 전곡리유적, 석장리유적, 가월리․주월리유적, 수양개유적에 이어 다섯 번째다.

한편 광주전남연구원은 순천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제19대 대선 전남발전 공약과제에 순천 구석기유적 자연사박물관 건립을 포함했다. 광주전남연구원은 국내 최대의 후기 유적기 유적으로 우리나라의 선사문화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유적인 순천 월평 유적지 일대에 국가 재정사업으로 자연사박물관과 선사공원, 자연생태수목원을 건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995년 조선대학교 박물관의 지표조사를 통해 발견된 후 전라남도와 순천시가 조사비를 지원하여 1998년 1차 학술발굴을 시행한 결과 후기구석기유적임이 확인되어 2000년에 전라남도기념물 제181호로 지정되었다. 2001년에 2차 발굴을 시행하여 8개의 지질층과 4개의 구석기문화층이 노출되고, 졸돌날몸돌·밀개·새기개·슴베찌르개·창끝찌르개 등 9,400여 점의 후기구석기 유물이 수집되어 2004년 12월 27일 사적 제458호로 지정되었다.

●순천 월평유적

조계산 남쪽 줄기 끝자락의 구릉지에 있으며, 서쪽과 북쪽은 송광천이, 남쪽은 외서천이 감싸고 흐르는 천변 퇴적층에 접해 있다. 사적으로 지적된 면적은 17만 3,080㎡에 이른다.

2005년에 이뤄진 3차 발굴에서 새로운 문화층이 나타났으며 2,700여 점의 석기가 드러났다. 세 차례에 거친 발굴에서 총 13,974점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의 도구와 등잔, 갈린 자갈 등이 발견되었고 다섯 개의 문화층이 연속하여 남아 있는 이른바 ‘거점유적’으로 밝혀졌다.

충북 단양 수양개선사유적과 강원 홍천 하화계리 유적과 더불어 국내 최대의 후기구석기 유적으로서 구석기문화의 발달과정을 규명하고 호남 역사의 시원을 정립하며, 나아가 동아시아 구석기문화와의 비교 연구에 있어 매우 귀중한 학술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