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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일, 평사리에서광주문인협회 이사
신정욱 기자  |  ngtv85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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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7  14: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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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일 광주문인협회 이사
하동 평사리 최참판 댁에 갔다. 마침 토지문학제가 열리고 있었다. 추수가 끝나가는 들판을 건너니 입구에는 감나무들이 지천이었다.

좌판을 펼친 아주머니들이 햇빛에 말리고 있는 감말랭이를 먹어보라 권하기도 한다. 하나를 받아 입에 넣었더니 졸깃하고 달달한 바람 냄새가 배어 있다.

‘오! 이런 맛이라니?’

입가에 바람을 오물거리며 지대가 높은 곳에 자리한 최참판댁 대문에 다다랐다. 오랜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대문 안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밤을 굽는 불판이나 전통 놀이판에 몰려 있어서 박경리 문학관은 오히려 한적한 편이었다.

토지 문학제가 열리고 있는 장소에 가니 지방 문학제로서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출품되고 상금도 많았다. 다양한 행사가 격조 높게 어우러지고 있어서 광주의 문학관 현실과 비교할 때 부러움과 부끄러움이 밀물졌다.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떠오르는 생각을 운율에 실어 보았다

-토지문학제-

하동 평사리
들판 위로

4차원의 비행선이 나르는데

최참판 댁
대문에서
나는 오래 된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둘러볼수록
그리도 오랜 인연
박경리 선생님의
맑은 영혼에
마음이 닿았나 보다
선생님께서 그토록 가슴 저리던
토지는 없는데
토담 위에는 늦가을의 햇살

선생님의 소설들을 생각하며
너도 때로는 힘들지 않았던가
굽이 굽이 넘어온 산
숨만 쉬고 있어도
아름다운 삶이라고
더워지는 눈시울

저녁 식사는 토지문학제에서 주관하는 옛날식 장터에서 늦가을의 정취에 젖어드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아! 박경리 선생의 토지가 하동사람 절반은 먹여 살리는구나!’

저녁이 되자 지리산 남쪽 자락에 자리잡은 하동 평사리는 급격히 온도가 내려가고 어두워 졌다. 차량에 떠밀려 숙소로 내려와 쪽잠을 자고 아침이되니 백사장 송림 사이로 날이 밝아 온다.

섬진강 맑은 물에는 제첩형제들이 속살거리고 하얀 모래는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 반짝 빛이 나고 있다.

들녘 길을 걷다보니 시간이 한 참을 지루하다 싶게 천천히 노닥거리다 간다.

-평사리-

추수가 끝나가는 들판이
겸손을 가르치는데
고개 숙인 나락이
문득
잊어버린 시간을 일깨운다

유구히 흐르는 섬진강물
은빛으로 반짝이는데
줄지어 선 송림의 기운
백사장의 하얀 모래
속살거리는 제첩형제들

아! 짧은 인생
흰구름 벗하여
솔바람이 불어오니
설레이는 그리움
아쉬운 시간이여
평사리 들녘에서

돌아 오는 길에 섬진강 하구의 정병욱 교수 생가에도 들렸다.

윤동주 시인이 일본 학도병으로 끌려갈 때 맡겨 두었던 19편의 시가 살아남아 우리 곁에 있게 된 역사의 현장이었다. 윤동주 시인과 친구 사이인 정병욱소년은 일본에 학도병으로 끌려가면서 고향에 내려와 어머니께 윤동주의 원고를 맡기었다.

정병욱 소년의 어머니 박아지 여사는 아들이 맡긴 시편을 항아리에 넣어 마루 밑에 묻어 보관했다고 하는데 그 마루가 보존되고 있었다. 전쟁 말기에 일제의 광분으로 시절이 흉흉하여 시를 보관하는 일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학도병에서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정병욱에게 다시 건넸다.

북간도 태생의 윤동주와 광양 망덕산 아래 정병욱의 만남은 한반도를 관통하는 뜻깊은 역사적 사건으로 오늘을 돌아보게 하고 있다.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윤동주의 주옥같은 시편들이 어두운 마루 밑에서 살아 나오는 눈물겨운 감동 실화이다.

한 참을 달려 구례에서 들른 운조루 대문 앞에는 운조루의 손이라는 노파가 입장료도 받고 된장 감식초도 팔고 있었다.

‘음! 운조루의 선행이 자손을 먹게 살게 하고 있구나!’

○ 이광일 광주문인협회 이사 약력

광주교육대학 졸업
광주문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광주시문학, 동산문학, 현대문예 모던poem 등에 시와 수필 등재 다수
시 ‘평화의 소녀상’이 유스퀘어문화관에서 러시아 성악가 공연, 빛고을문화관에서 합창단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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