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 즐겨찾기 전체기사 게시판
엔지티비
편집 : 2018.10.20 토 23:53
NGTV칼럼
최정민,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예비역 대위, 대전 대신학원 대신고등학교 교육행정팀
엔지티비  |  webmaster@ngtv.tv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10.11  17:54:2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블로그 구글 msn

   
   ▲ 예비역 대위, 최정민
처음 기고문 요청을 받고 부족하지만 어떤 내용의 기고문으로서 제대군인 전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한참을 고민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지금 제가 경험하고 있는 남성의 육아휴직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저는 학사장교 41기로 임관하여 7년의 의무복무를 마치고 2010년 7월에 전역하였습니다. 여타 전우들처럼 전역 후 취업이라는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으며, 현재는 1남 2녀의 가장이자 대전 대신고등학교 행정실 직원으로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전 대신고등학교 행정실에 정착하기까지 취업과 퇴직을 한차례 겪고, 재취업을 위해 공부를 하며 꽤나 긴 인고의 시간을 보냈음을 고백합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아내에게 두 아이의 육아는 물론 경제적 상황까지 의탁하여 생활을 하였습니다. 어려운 상황 하에도 아내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중에는 아빠의 빈자리가 커지지 않도록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러한 아내의 내조 덕분에 저는 지금의 직장에 취직하게 되었고 이제야 아이들에게 아빠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었지만 제가 취업한 곳이 대전이다 보니 아내의 직장인 남원과 거리가 멀어 주말부부가 되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공부하느라 아이들 돌보지 못했는데, 취업을 하고 나서는 지역이 멀어 주중에만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러던 중 셋째 아이가 생겼고 맞벌이를 통해 경제적으로 조금은 여유가 생겼지만 아빠를 자주 보지 못하는 아이들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는 듯 했고, 아내 또한 혼자서 육아와 직장생활, 셋째의 출산까지 해내느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칠 대로 지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저는 여러 가지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었고 그것의 해답은 저의 육아 휴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직 후 1년도 되지 않아 육아 휴직을 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았기에 육아휴직이라는 카드를 내밀기 전에 무척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남자가 육아휴직을 한다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기에 주변에서 그리 탐탁치 않게 여기는 말들이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남자가 육아휴직이라니 말도 안 된다며 직장을 다니길 원하셨고, 직장 동료들도 남자가 육아휴직을 한 경우가 많지 않아 휴직 계를 내어도 쉽게 수락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을 했습니다.

육아휴직을 망설인데 에는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한몫했습니다. 제가 자리를 비우면 기간제 경력직 직원을 뽑는다하더라도 남은 직원들의 어깨가 무거워질 것은 뻔했습니다. 또 휴직을 함으로써 경제적인 부분에서 꼼짝없이 허리를 졸라매야 할 것은 각오해야했고, 직장에 돌아왔을 때 책임감 있는 직원이 아닌 듯한 시선을 받을 것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가 육아 휴직을 위해 처음 시작한 것은 교장선생님과 행정실장님께 저의 상황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몇 차례 면담으로 교장선생님께서는 제가 처한 환경을 이해해 주셨으며, 육아 휴직을 위한 몇 가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그 중 하나가 업무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업무 체크리스트를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저는 제가 그동안 해왔던 업무에 대해 각종규정을 정리하였고, 일일, 월별 업무 목록을 작성하여 후임자가 체크리스트를 보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설명을 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체크리스트를 보시곤 교장선생님께서는 흔쾌히 1년의 육아 휴직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당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학교일은 걱정 말고 후회 없이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육아 휴직은 시작되었습니다.

저의 처음 한 달의 육아휴직은 한마디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큰아이와 둘째아이의 유치원 등원은 항상 머리가 헝클어진 채 지각이었으며, 셋째아이는 이유식을 제때 먹지 못해 보채기 일쑤였습니다. 아내가 있을 때는 아이들이 놀고 있어도 깨끗하던 집안이, 저와 아이들만 있을 때는 금방 지저분해지고 또 치우기 막막할 정도로 난리였습니다. 아이들을 돌보며 빨래, 설거지, 청소,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하는 아내가 새롭게 보였습니다. 저보다 더 힘이 세지도 않은 여자의 몸으로 이런 일들을 다 해내고 있었다는 것에 존경심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초보 육아 아빠였던 저는 휴직 6개월이 넘어갈 즈음 조금씩 아이들을 돌보며 집안일을 하는 것에 여유를 찾아갔습니다. 그제 서야 규칙적인 생활 패턴이 생기고, 돌이 되지 않은 막내 아이의 먹고 놀고 재우는 시간을 알게 되고, 큰 아이들이 커가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엄마보다 아빠를 찾아 놀아달라고 하고, 혼자서 세 명의 아이들의 식사와 목욕까지 거뜬히 해냅니다. 그리고 세 아이의 육아와 직장생활로 피로가 쌓인 아내에게 오롯한 자기만의 휴식을 안겨 줄 수 있습니다.

유치원에 큰아이를 하원 시키려 가면 창문에 보이는 제 모습을 보고 큰아이의 친구들이 “윤서아빠다! 윤서야, 너네 아빠 오셨어.”라고 외치면, 큰아이가 놀이를 하다가 저를 보고 달려올 때의 모습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낍니다. 아내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나 키즈 카페에 갔을 때 “윤서아빠는 참 자상하시네요.”라고 말하는 이웃 엄마들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합니다. 이러한 나날이 쌓여가면서 가정에는 웃음과 여유가 찾아오고 하루하루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에서는 남성의 육아휴직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육아휴직이 법적으로 보장이 된다고 하여도 실행이 보편화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인식의 변화를 위해서는 남성들의 육아휴직이 많아져야 합니다.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들과 함께 보내다보면 ‘남성도, 여성도 육아휴직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구나.’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육아휴직을 하기 전에,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은 육아휴직을 하면서 감내해야 하는 부분도 많고,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 남의 시선, 직장에서 상사, 동료들과의 관계... 그러나 사회는 용기를 내는 사람들로 인해 인식이 바뀌고 더 살기 좋은 사회로 바뀌어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용기를 내봅니다. 중기복무 혹은 장기복무를 마치고 전역하는 전우들 또한 저처럼 군 생활 간 각종 훈련으로 아내와 아이들에게 소홀히 했을 것이며, 전역 후에는 취업걱정으로 밤잠을 설치며 오로지 취업만을 위해 노력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취업에 가까이 갈수록 아내와 아이들은 점점 힘들고 외로워졌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용기 내어 외쳐봅니다. 이 세상에 돈이 전부는 아니다. 지금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마음속에 담을 수 있는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음을 말입니다. 혹시, 육아휴직으로 고민하시는 제대군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조언합니다. 아이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실천으로 옮기시고 그곳에서 소소한 행복을 다시 한 번 느끼시길 말입니다.

끝으로 여전히 조국의 안녕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제대군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그리고 묵묵히 엄마의 역할과 아내로서 내조를 해준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저작권자 © 엔지티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제보 및 문의 ngtv@ngtv.tv >
엔지티비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
이용섭 시장 “광주는 더 나은 인권공동체를 향한 인권연대의 길을 함께 걷겠다”
2
이용섭 광주시장과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 “광주형 일자리, 반드시 성공시키겠다”
3
전라도 천년의 자긍심, 새 천년을 향해 날다
4
주말 가을여행지 추천!! 소리의 고장 보성으로 떠나볼까?
5
판소리의 성지 보성... 제21회 서편제보성소리축제 울림한마당
6
보성소리는 우리문화의 꽃...제21회 서편제보성소리축제
7
광주시 간부공무원, 혁신워크숍 갖고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 건설” 다짐
8
10월 27일 무등산국립공원 정상 탐방 시 탐방예약 필수
9
한국농어촌공사, 주한 외교사절단에 물 관리 우수사례 소개
10
김영록 전남도지사, 여수 예울마루 망마공원 ‘3대 가족정원 만들기’ 참석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313 (성지하이츠 빌딩 2011호 ) 02-552-3389   |  광주광역시 북구 금남로 75 (유동 33_4) 소석빌딩 5층
대표전화 : 062-531-0857  |  HP : 010-4125-1236  |  등록일: 2011년 6월 20일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광주 아 00080
엔지티비 (NGTV)  |  대표 · 발행편집인 : 신정욱  |  회장 : 김종택  |  부회장 : 노남수  |  방송위원장 : 김창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정욱
Copyright 2011 엔지티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gtv.tv
엔지티비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및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