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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주 광주발전연구원 원장 |
보행자 교통사고는 재수 없으면 발생하는가?
갑자기 뛰어든 보행자로 인해 사고날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을 많은 운전자는 한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대부분은 ‘오늘 재수 없네, 그래도 천만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넘어간다. 필자도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주름이 두세 개는 ‘팍팍’ 늘어난 것만 같은 기분이다.
광주시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교통수단은 도보교통이다. 분담률이 27.1%로, 승용·승합 20.2%, 시내버스 17.1%, 택시 11.4% 비해 높다. 안타까운 것은 가장 많이 이용되는 교통수단인 도보(보행)에서 가장 많은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보행자교통사고가 광주시에서만 2009년 1790건(사망 46명), 2010년 1749건(사망 48명), 2011년 1730건(사망 45명)이 발생했다. 보행자교통사고 치사율은 2.6%로 전체교통사고 치사율 1.3%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교통사고(traffic accident)’는 무작위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결과로 ‘우연’이란 의미를 내재하고 있다. 그러나 보행자교통사고는 사고다발 지점, 시간대 등에서 예측이 가능하다. 달리 말해, 예방이 가능한 인재라는 것이다.
보행자안전은 교통분야에서 풀어야 할 이슈로 여기지만, 실제로 주민의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키는 측면에서 공중보건 차원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운전자 또는 보행자에 의해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실수가 인재에 이르지 않도록 해야 하며, 교통사고 예방, 사고위험 노출 감소, 사고시 적절한 대응, 사고 후 조치와 같이 단계별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보행은 타 교통수단에 비해 이동성(속도)이 부족하다. 따라서 어린이 및 노약자는 보행위험에도 불구하고 가장 짧은 이동경로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느린 교통수단인 보행은 우회를 시간 낭비 및 체력소모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횡단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을 꺼린다. 달리 말해 보행은 보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도로교통시스템은 보행자를 위해 가능한 가장 짧은 경로가 차로부터 가장 안전한 경로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보행자가 교통사고에 취약하여 자동차 운전자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사상자가 많이 발생함으로 사회적 형평성의 차원에서 인체의 취약성이 정책수립에 최소한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안전한 보행환경조성을 위해서는 도로조명시설 정비, 도로변 가로수 정비, 횡단보도 설치, 무단횡단 방호막 설치, 통행이 잦은 ‘생활도로’ 정비, 교통약자를 위한 보행신호시간 개선, 어린이보호구역(School Zone), 노약자 보호구역(Silver Zone) 정비 등이 필수적이다.
보행환경조성과 더불어 교통안전교육 또한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3대 행동특성, 즉 조급성, 모방성, 단순성으로 인한 사고는 어릴 때부터 체험위주의 교육이 필수적이다. 노인층의 신체적·정신적 특성에서 비롯한 무단횡단 등 교통법규위반은 지속적인 교육만이 해답이다. 실제 노년층의 경우 교통안전교육 경험이 15.2%에 불과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국제도시, 세계적인 민주·인권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광주에 선진국 수준의 교통질서 확립과 안전한 교통환경조성은 필수적 요건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체적인 교통사고 줄이기도 중요하지만, 교통안전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보행자교통사고의 비중이 타 대도시에 비하여 높게 나타나고 있어 향후 주안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
보행은 차량이동과는 달리 시각적 즐거움을 누릴 여유가 있다. 하지만, 이런 여유가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도둑이 물건을 훔치다 잡히면, 오늘 재수 없어 잡혔다고 한다. 교통사고도 재수 없으면 발생하는 보행환경으로 내버려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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