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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필 "교사의 교권, 학생의 인권 그리고 학부모의 역할"광산시민연대 수석대표
신정욱 기자  |  ngtv@ngtv.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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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9.20  14: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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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한필 광산시민연대 수석대표

학교 교육이 원활하게 유지가 되기 위해서는 보통 학생, 교사, 학부모가 삼위일체(三位一體)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어디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학생과 교사의 관계에서 학부모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지 항상 의문이었다. 교육이라는 기본 시스템에서 학부모의 존재는 실은 제3자의 지위였다.

즉 교육은 무릇 훌륭한 스승을 통해 가르침을 받게 되는 제자가 있는 것이며, 학부모는 서포터즈(supporters), 지지하고 지원하는 정도의 지위로서 존재했다고 본다.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는 미성년자에 속하기에 누군가가 법적으로 대변을 해주고 성숙한 판단을 이끌어주기 위한 지원 세력으로서의 학부모의 역할로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제3자로서 학부모의 지위는 핵가족 시대로 접어들면서 무너졌다.

조선시대에 서당을 통해서 형성된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로서 스승은 제자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이러한 문화는 해방 이후 1980년대까지 지속되었다. “학교에서 선생님께 야단을 맞았다”고 부모님께 말을 하면 열에 아홉은 “잘 맞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바로 교사에게 전화를 해서 따진다. “우리 얘기가 무엇을 잘못했냐”고.

학부모의 민원은 교사에게 큰 짐이 된다. 일단은 교사의 입장에서 학부모를 상대해야 할 학교장은 민원이 외부로 나갈까 봐 커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구조이다. 그러기에 교사들의 스트레스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최근 학부모들의 민원으로 자살을 하는 교사들이 늘어나는 것은 교권보호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교사 즉 학생을 가르치는 스승을 학부모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2000년대 이후에 학생인권 조례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공교육에서 교사들의 권위와 역할은 상대적으로 축소가 되는 현상이 생겼다. 실은 인권 즉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권리는 학생 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의 교권에는 ‘독자적이고 자율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학습권’이 중심이었으며, 학생들에게 학부모에게 학교장에게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인권은 현실에서 거의 빠져있었다.

1980년대 참교육,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표방하고 촌지를 받지 않는 교사라는 이미지로 새로운 교육의 지표를 열었던 전교조 결성은 초기에 학부모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체가 그렇듯 자신의 그룹에 대한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변질되면서 교육 현장에서 교사는 스승이 아닌 단순한 노동자로 인식이 되어갔다. 그러한 결과 학생의 인권이 강조가 되면서 공교육에서 교사는 사교육에서 강사보다 실력이 못하는 존재로 인식되어져 갔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책상에서 자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웃지 못할 현실이 지속되었다.

스승의 가르침은 교과서를 잘 학습시키는 것뿐 아니라 삶의 좌표로서 역할을 하면서 진정한 배움의 가치를 학생들에게 줘야 하는데 작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오로지 실력이 우선시 되고 한 자녀만 키우면서 애지중지하는 학부모의 과도한 관심과 관여는 결국 공교육을 무너뜨리게 되고 교권이 무너지게 되는 현상이 도래했다. 누구의 탓이라고 하기에는 우리 사회는 총체적인 위기에 있는 것이다.

교권에는 단순히 자유롭게 가르칠 수 있는 권리뿐 아니라 교사로서 존중받아야 할 인간의 존엄권도 있다. 학생들의 인권에는 단순히 인간으로서 존엄이 지켜져야할 권리도 있지만 좋은 가르침을 받아야 할 권리도 있다.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교육 현장에서 보호해야 할 의무도 있지만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교사를 존중해줘야 할 의무도 있다. 지금의 무너져 버린 공교육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학생, 교사, 학부모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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