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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식 각화중 교장·문학박사 |
영화 속의 학교 풍경을 보고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때론 지루하고 외로운 길이라도 그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 때론 즐거움에 웃음 짓는 나날이어서 행복하다고 말해주겠네’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 노래 가사의 일부이다. 노래 그 자체만으로도 그렇지만 영화 내용과 결합되어 다가오는 노랫말은 노래 그 이상의 감동을 안겨준다. 특히 엔딩 장면과 함께 울려 퍼지는 노래의 여운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객석을 쉽게 떠나지 못하게 한다. 다름 아닌 ‘파파로티’이야기다.
학교교육에 몸담고 있는 입장에서 모처럼 반가운 영화였다. 영화의 구성이나 완성도를 떠나서 직업적 속성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영화가 주는 교육적 의미가 너무도 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사실 줄거리의 서사적 짜임은 그렇게 탄탄한 편은 아니다. 치밀하게 계산된 서사의 수렁 속으로 관객들을 밀어 넣어 따돌리는 ‘낯설게 하기’ 전략이나 상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반전도 없다. 처음부터 어지간한 눈치라면 뒷부분이 소박한 수준에서 예상대로 읽혀지는 정도의 구성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가슴에 진한 여운과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소한 영화만의 성공은 아니라고 본다. 바로 현재의 어려운 학교 풍경이 일정 부분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 어느때보다도 학교 교육에 대한 부정적 담론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학교의 교육적 기능이나 교육자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은 긍정보다 부정의 담론 쪽에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다 보면 학교교육의 실패나 교육 현장을 매도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진다. 그래서 학교 현장에서 전해오는 따뜻한 성공 사례보다는 잘못된 사례들이 더욱 크게 부각되어 다루어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비판하는 마음 한편에도 교육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만큼 성공적인 학교교육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영화 속의 교육적 성공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만큼 교육을 운명처럼 크게 생각하는 국민들도 없다. 당연히 학교교육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비판을 뛰어넘어 모름지기 학교와 교사에 거는 사회의 기대치를 영화 속 학교가 실현시켜 주는 데서 관객들은 학교와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영화가 한편으로는 고맙고 반가운 것이다. 영화가 설득력 있는 예술적 장치로 대리명령을 수행해 준 셈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 영화는 자신의 좌절된 꿈으로 인해 까칠한 교육열로 살아가는 문제적 선생 상진과 “건달은 노래하면 안 됩니꺼?”라고 항변하며 끝내 성악의 꿈을 잃지 않는 정호와의 만남은 교사와 학생 양측 모두에게 ‘줄탁’의 상호작용을 전제하는 상생의 관계일 수밖에 없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교사의 남다른 열정과 헌신으로 문제 학생 한 명을 크게 성공시켰다는 고전적이고 원론적인 것만이 아니다. 교사도 특정 학생과의 만남을 통해서, 학생도 특정 교사와의 만남을 통해서 스스로의 변화와 성장, 나아가 눈부신 성공신화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의 방점을 찍어야 할 것 같다.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제자가 대신 이루도록 혼신을 다하는 교사,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바위 같은 걸림돌을 스스로 제거하며 자신을 가꾸어 갈 줄 아는 학생 모두 현재의 학교 교육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것. 이런저런 일들과 상황 때문에 학교 교육에 실망한 사람들이 바로 이러한 학교 풍경을 내심 간절히 기대하며 보고 싶어했던 것은 아닐까. 세상이 어렵고 힘들어질수록 학교는 모두에게 끝까지 희망이 되어야 하니까.
학교 현장에서 한 사람의 작은 변화가 위대한 신화를 낳는 일을 일상처럼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특히 교단에서 묵묵히 자신의 노력과 변화로 제자들의 위대한 성장을 꿈꾸며 제자들에게 ‘행복을 주는 선생님’들과 더불어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을 통째로 공유하고 싶다. 그리고 아직도 시샘하는 추위 속에서 이파리도 없이 산천을 붉게 태우고 있는 진달래꽃이 채 지기 전에 우리 학교 몇몇 녀석들과 시간을 내서 이 영화를 함께 보는 기회를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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