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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한모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교수 |
물그릇과 국민 행복시대
둑이 무너졌다. 농사지을 물을 가두는 물그릇이 깨져서 주변 농경지 1ha와 주택, 상가, 차량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일(인명 또는 재산 피해)이 터지고 나면, 지역사회, 언론, 관련기관들이 요란하게 야단법석을 떤다. 사후 약방문격이다.
국가 수자원의 개발관리는 대표적인 공공 영역이다. 국가는 생활용수, 공업용수, 관개 용수, 하천유지수 등 국가 전체의 필요 물량에 맞는 그릇(시설)을 만들고, 국토 내 적재적소에 보내는 일을 수행한다.
이 물그릇의 건설에는 막대한 투자 자금이 필요하며 투자된 자금이 요금(세금) 형태로 장기간에 걸쳐 회수되기에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이 투자하는데 한계가 있다. 국가 수자원 전체가 규모 경제의 지배를 받기에 대부분 국가에서 수자원 개발관리는 국가가 맡는다. 국가가 건설한 물그릇은 국민 모두가 주인이며 물그릇은 국민 관심과 사랑이 투입되는 만큼 최적 효율의 상태로 관리된다.
그릇에 담긴 물은 국가 전체가 주인인 자원이기에 물 쓰는 사람이 많고, 인구밀도가 높아 용수 공급이 쉬운 도시에 사는 사람에게는 물값을 싸게 받고 넓은 땅에 드문드문 살고 있는 농촌의 농부에게나 비싼 물값을 받는 것은 모순이다. 또한 홍수·가뭄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편익은 누구에게 더 받고 누구에게 덜 받는가를 나눌 수 있는 성격이 못된다. 소비자의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동일 요금을 징수하게 되면 소득이 국민 전체로 확산되는 소득 재분배의 긍정적 효과를 사회 전체에 가져다준다. 물(수자원)은 이런 이유에서 공공서비스 영역에 남게 되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에서 주장하고 있는 차등 요금적용은 공공요금의 소득재분배 효과 및 물(수자원)이 지닌 공공재화적 특성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온 것이다.
물은 수평계(level)라는 장비를 통해 땅이 평평한 상태를 확인하는 수평 기준점으로 이용되며. 수면은 땅을 포함한 구조물이 어느 정도 높이(표고)에 위치하는지를 타나내는 수직의 기준점(Bench mark)이 되기도 한다. 물은 항시 낮은 곳을 향하며 빈곳을 먼저 채우는 특성 때문에 지상의 인공 구조물 (빌딩, 가옥, 댐 등)과 산, 계곡 등의 자연 지형의 측정 척도가 된다.
정부는 국민 행복시대를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을 개발하고 추진 중이다. 다수의 복지 과제 중 최우선 정책은 수자원(물 복지)정책 되었으면 한다. 맑고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이며. 국민 모두가 혜택을 받고, 소득이나 지역에 무관하게 전국 동일 요금은 소득 재분배로 경제 민주화에 기여하며 물 관련 재해(홍수, 가뭄)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신뢰가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면 우선 추진되어야 할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다. 물이 수평과 수직의 기준이 돼 듯 물복지정책은 다른 복지정책의 Bench mark가 될 것이다.
노자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나온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의미로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여러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덕’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물처럼 모든 갈등과 대립을 중단하고 맑고 건강한 환경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위해 힘을 모은다면 선진형 물복지를 실현해 국민행복 시대를 앞당기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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