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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4.10 총선에서 108 대 192로 간신히 ‘개헌·탄핵 저지선’을 지켰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집권 여당이 이 같은 큰 격차로 패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가 정치 지형에서 소수파로 쪼그라든 게 확인되었다. 변화와 혁신으로 상한 민심을 치유해야 할 국민의힘은 자유·보수·우파의 ‘새길’을 모색해야 한다.
보수의 핵심 가치는 소중한 역사적 산물로 개인의 자유와 시장경제를 지키자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보수 세력은 ‘고질적인 병폐’를 안고 있다. 누릴 줄만 알고, 희생할 줄 모른다. 헌법 가치를 지켜나가는데 몸을 던지지 않는다. 단결할 줄 모르고(분열하고), 공부하지 않는다. 인물을 키우지 않는다. 비겁하며, 진영 싸움에서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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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어 나가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건너야 한다. 이제 한국의 보수는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주인 의식’과 ‘주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자신이 보수파라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보수로서의 영혼을 굳건히 해야 한다. 나라를 세우고 지켰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취한 공로에 무한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의 보수는 사회의 통합, 국가의 성장, 소통의 거버넌스를 중시하는 ‘열린 보수’로 가야 한다. 보수는 사실 진보보다 훨씬 개혁적일 수 있다. 보수와 진보가 ‘적대적 공존’이 아닌 ‘생산적 경쟁’ 관계를 이룰 때 대한민국이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러셀 커크는 1953년 <보수주의의 정신(The Conservative Mind)-‘버크에서 엘리엇까지’>을 출간하며 보수주의자들을 각성시켰다. “국가는 나무와 같아서, 가지야 쳐내도 되지만 뿌리에 도끼질해서는 안 된다.”라는 그의 주장은 우리가 왜 ‘진보’로 위장한 종북 주사파들로부터 이 나라를 지켜내야 하는지를 웅변해준다.
한국 보수에는 보수주의자들이 마음으로 공감하며 읽는 필독서가 없다. 위기 시에 중심을 잡아줄 사상가도 없다. 향후 대한민국 보수 정치의 경쟁 상대는 세계사를 주도하는 강대국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한국판 보수의 약속>이다.
미국의 보수주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같은 연구소의 출현이 필요하며, 이러한 기관들이 보수 진영을 이끌어나갈 리더들에게 ‘포용성, 개방성, 실용성, 긍정 철학’ 등의 덕목을 길러줘야 한다.
정권교체 2년도 안 돼 당 대표가 5번 바뀐 국민의힘은 중도·좌경이 혼재한 ‘혼합정당’이 되었다. ‘길잃은 보수’의 새 진로를 개척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국민의힘’을 재설계하여 보수 정치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그리하여 남북분단의 준전시 상황에서 북한을 등에 업은 종북 주사파들의 준동과 암약을 막아내고 자유통일을 이뤄내야 한다.
국민의힘의 강령(綱領)에는 5.18, 경제민주화, 기본소득 혁신 등 외연 확장을 위한 ‘좌클릭’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정작 당연히 있어야 할 ‘건국정신’이 빠졌으며, 국가주의에 대한 반대입장과 공공부문의 규모를 줄이겠다는 단호함이 없다. 또한 미래성장에 대한 해법이 없다.
우리 헌법 제119조 제1항은 ‘경제자유화’를 천명하고 있고, ‘경제민주화’는 제1항에 이어지는 보완 개념이다. 경제민주화는 ‘경제의 정치화’로써 좌파의 정책이다. 경제민주화라는 수사(修辭) 위에서 정부개입과 규제강화, 큰 정부와 전체주의로 가는 길이 열린다.
우리나라는 경제민주화를 전가보도(傳家寶刀)처럼 휘둘러 ‘저성장의 지속’이라는 ‘국가실패’가 현실화하였다. 그 결과 고도 경제성장이 멈추었고, 양극화·복지 포플리즘은 일반화되었다. 앞으로도 경제민주화를 지고지선(至高至善)의 가치로 고수한다면 한국은 국제경쟁시대에 낙오될 수밖에 없다.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폐기하고 ‘경제자유화’ 조항으로 대체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 당의 체질을 확 바꾸는 당원의 ‘집단 성찰’이 필요하다. 당의 정강·정책을 ‘보수의 자기 정체성’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 ‘보수 재집권’ 3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수도권 정당’이 되기 위한 투자에 나서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여의도연구원을 강화하여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뉴플랜’을 짜야 한다. 이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따뜻한 ‘신보수 이념’을 착근시키는 당원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천하대란 형세대호(天下大亂形勢大好)’. 세상이 어지럽지만, 형세를 보니 영웅호걸들에게는 더없이 좋을 수 있다. 현상을 뒤엎지 않고서는 다시 설 수 없는 엄중한 시기이다. ‘재조산하(再造山河, 나라를 다시 만들다)’를 위한 ‘국가대개조(國家大改造)’가 다시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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