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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10월 9일)을 위시한 10월은 ‘문화의 달’이다. 문화 예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이에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1972년 박정희 정부에서 정한 달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21세기는 문화산업에서 각국의 승패가 결정될 것이고 승부처는 바로 문화산업이다”라고 말했다.
한류(Korean Wave)의 사전적 의미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대중문화 요소가 전 세계로 널리 퍼져나가 여러 해외 국가에서 유행하게 되는 현상’을 이른다. 제조업을 수출하는 국가는 100여 국이 넘지만, 문화를 수출하는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 등 소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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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
문화는 한 국가와 민족의 뿌리이며 정신이다. 대한민국 문화의 뿌리는 ‘단군 시대’로 반만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민국의 문화지도는 1960~70년대에 기틀을 잡았으며, 박정희 대통령은 ‘새마을 노래’나 ‘나의 조국’ 가사를 직접 지으며 우리 문화정책의 기초를 세운 지도자이다.
박 대통령은 “정치·경제적 자립뿐만 아니라 문화적 자립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우리 문화의 정수(精髓)를 연구하여 주체적 역사관을 정립하며, ‘민족문화를 창달’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하여 1978년에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을 설립하였다. 그때 만들어 놓은 민족문화백과사전은 한국문화의 정체성 정립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문화예술 지원정책은 2010년대에 들어와 한류 등 ‘문화예술·콘텐츠 강국’으로 자리 잡은 원동력이 되었다.
박 대통령은 우리 민족이 5천 년 동안의 가난과 질곡에서 벗어나 민족중흥을 이룰 수 있도록 정신개혁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저서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1962)>에서 “지난날 우리 민족사상의 악유산(惡遺産)을 반성하고 조선 당쟁사, 일제 식민지 노예근성을 깨끗이 청산하여 ‘건전한 국민도(國民道)’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미래지향적 통찰력으로 문화예술진흥에 진력했다. 그는 찬란했던 우리 반만년 문화가 한동안 빛을 잃은 것은 힘(국력)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문화재정비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문화재의 우수성은 국력과 정비례한다”, “문화재를 보호하는 것은 정신문화를 계발하는 데 효과적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찬란한 전통문화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1962년 국제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의 전신)를 설립하였다. 그는 국난극복 정신 고취를 위해 민족교육의 도장(道場)을 만드는 데 큰 비중을 두었다. 1967년에 현충사(顯忠祠)를 보수하여 이순신 장군의 유적을 정화(淨化)하였고, 항일독립운동가들과 위대한 사상가들의 유적을 현창(顯彰)하는 데 주력하였다.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삼국사기> ‘열전’에 나오는 김유신, 연개소문, 최치원 등의 인물들과 <삼국유사>에 기록된 신화와 전설들은 스토리텔링의 소재로 충분하다. 또한 백제의 금동 대향로, 신라 금관은 그리스·로마 유물에 뒤지지 않는다.
필자는 지난 9월 하순 (사)한국한시협회의 제11차 중국 ‘시적답사(詩跡踏査)’ 일원으로 소식(蘇軾), 백거이(白居易), 육유(陸游), 서시(西施) 등의 유적이 있는 항주, 소흥, 제기 지방을 방문한 바 있다. 먼저 항주 공항 시설이 인천 공항 못지않게 크고 깨끗해서 놀라웠다. 악비(岳飛, 1103~1142)는 남송 초기의 무장으로 구국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는 ‘중국판 이순신’이라 할 수 있다. 항주 서호(西湖)의 서북쪽에 있는 악비묘 앞에서 중국인들은 엎드려서 큰절했고, 묘 주변에는 추모의 꽃송이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중국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한국을 다 따라잡았고, 90%는 추월했다’는 최근 무역협회의 보고서가 아니라도, 정충보국(精忠報國)한 영웅을 숭배하는 중국인들을 보며 발전된 G2 위상의 중국 현주소를 보는 듯했다. 귀국길에 필자는 과연 우리는 자랑스러운 선조들을 제대로 현창하고 있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전통문화는 국가정체성을 확인하고 사회통합의 기능을 하며, 통일에 대비 남북한 간의 이질화된 문화의 융합 등에 이바지한다. 경제강국의 전제 조건은 문화강국이며, 우리 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문화 상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선진 한국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문화강국을 실현해야 한다. “문화 파워를 키워” 세계인이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을 끌게 하는 동시에 한국어와 한국사에 대한 지식을 쌓게 해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넓혀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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