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위반 사건의 검찰 접수와 기소 건수가 각각 4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 분야 신고사건 검찰 송치 건수도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윤석열 정부의 산업안전 정책 전환이 감독과 사법처리 약화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건태 의원(더불어민주당, 부천시병)이 2025년 검찰연감을 분석한 결과, 산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접수된 사건은 2021년 1만2,469건, 2022년 1만1,867건, 2023년 8,929건, 2024년 7,015건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40.9% 감소한 수치다.
기소 건수는 더욱 가파르게 감소했다. 산안법 위반 사건의 기소 건수는 2021년 7,403건에서 2022년 6,488건, 2023년 4,686건, 2024년 3,663건으로 줄었다. 2024년 기소 건수는 2022년 대비 43.5%, 2021년 대비 50.5% 감소한 것으로,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소율 역시 2021년 59.4%에서 2022년 54.7%, 2023년 52.5%, 2024년 52.2%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검찰에 접수된 산안법 위반 사건 자체가 크게 줄어든 데다 기소율까지 낮아진 것이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윤석열 정부가 산업안전 정책의 방향을 전환한 시기와 맞물린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5월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 ‘산업재해 예방 강화 및 기업 자율 안전관리체계 구축 지원’을 포함하고, 같은 해 11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기존의 ‘규제와 처벌 중심’ 산업안전 정책을 기업의 자율적인 안전관리를 강조하는 ‘자기규율 예방체계’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장의 위험성평가를 중심으로 예방체계를 구축하고, 기존 정기감독을 위험성평가 점검으로 전환하는 등 산업안전 감독방식의 개편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책 전환 이후 산안법 위반 사건의 검찰 접수와 기소 건수가 급감하면서, 실제 사업장의 법 위반이 줄어든 결과인지, 아니면 감독과 수사·송치 과정의 변화에 따른 결과인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가 이건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산업안전 분야 신고사건의 처리 및 검찰 송치 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가 처리한 산업안전 분야 신고사건은 2021년 4,142건, 2022년 3,166건, 2023년 2,666건, 2024년 2,775건으로, 2021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처리 사건 가운데 검찰에 송치한 사건은 2021년 3,266건에서 2022년 2,298건, 2023년 1,557건, 2024년 1,472건으로 급감했다. 2022년 대비 35.9%, 2021년 대비 54.9% 감소한 수치다.
산안법 위반 사건은 산업안전감독관의 사업장 감독·조사와 신고사건 수사 등을 거쳐 검찰에 송치될 수 있다. 따라서 검찰 접수와 기소 건수뿐 아니라 고용노동부의 신고사건 처리 및 송치 건수까지 함께 감소했다는 점에서 산업안전 감독과 사법처리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민주노총도 2022년 11월 윤석열 정부의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발표 당시 산업안전 감독과 기업에 대한 처벌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당시 정부 대책에 대해 기업 처벌은 완화하면서 노동자에 대한 제재와 통제·감시를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이건태 의원은 “산안법 위반 사건의 검찰 접수가 불과 2년 만에 40% 넘게 감소하고, 기소 건수도 43.5%나 급감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산업안전 정책을 ‘규제와 처벌’ 중심에서 ‘자기규율’ 중심으로 전환한 시점과 산안법 위반 사건이 급감한 시기가 맞물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러한 감소가 실제 사업장의 법 위반이 줄어든 결과인지, 아니면 산업안전 감독과 사법처리가 느슨해진 결과인지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자기규율 예방체계가 기업의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했는지, 오히려 노동자 안전을 후퇴시키는 결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엔지티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제보 및 문의 ngtv@ngtv.tv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