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이화준 씨는 얼마 전 경기소셜락커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이 소셜락커로서의 공식나들이 그 첫 시간, 처음 찾은 곳은 평소에도 앞마당처럼 다니던 남한산성입니다.
아내 현민혜 씨에게도, 아들 신평 군과 딸 예원 양에게도 이 곳은 가족 동반으로 자주 찾는 곳입니다. 경기도 광주 시민인 이들 가족에게 오늘은 특별한 날이 될 겁니다.
펜을 든 제게도 이 곳은 언젠가 꼭 한 번 답사할 곳이었지요. 전 기억 못하지만, 딱 한 번 이 곳에 온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한 살 때. 지금보다 살림이 넉넉지 못했고 놀러갈 곳도 마땅찮던 그 시절, 어느 일요일에 부모님이 절 데리고 여길 왔습니다. 신이 난 아버지는 절 업은 어머니를 뒤에 두고 빠른 걸음으로 앞장섰다고 하네요. 기억은 못하지만 분명 이 곳 어딘가는 제 눈에 들어왔고 발자국도 찍혀 있을 겁니다.
그 날처럼 오늘도 제게는 특별한 날이 될 겁니다.

30년이 훌쩍 지나서, 오늘은 엄마 품에 안겨서가 아닌 소셜락커와 함께 이곳을 찾았습니다.
경기소셜락커 프렌즈 데이를 맞아 남한산성에서 보물찾기를 하거든요. ‘특명 남한산성 보물을 찾아라’는 그 보물을 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 - 탁월한 보편적 가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충분한 가치)로 규정하고 소셜락커들이 직접 그것을 찾게 하는 이벤트였죠.
이곳에 모인 100명이 넘는 소셜락커들이 아니더라도, 남한산성은 지금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떠들썩합니다. 내년에 결정이 되겠지만, 남한산성이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요? 오늘 소셜락커들이 찍어갈 발자국은 남한산성에 힘을 더해줄 것입니다.
저마다의 보물을 찾아 모인 사람들 중에 낯익은 얼굴이 꽤 있습니다. 취재지에서 만나는 락커 중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이은주 락커도 왔고, 지난번 킨텍스에서 열린 경기도관광박람회 때 만난 성선모 락커도 찾아왔습니다.
남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경기도는 남한산성의 재건 및 복원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아픈 역사와 맞닿아있어 보수도 재건도 많이 필요하죠. 일제 땐 10개의 사찰이 모두 불타 버린 일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경기도는 그 때 아직 복구가 되지 않은 곳, 조상들의 자취를 하나하나 복원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남한산성을 패배의 역사로 기억해서는 안됩니다. 남한산성은 인조가 병자호란 때 47일간 종묘사직을 지키며 항전을 거듭한 역사적 장소이자, 최고의 전략적 요충지죠. 무엇보다 유사시에는 주변의 백성까지 포용할 수 있게 설계된 요새였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이 바로 세계유산 등재기준에 크게 작용하는 남한산성 OUV 중에 하나이지요.
오늘 행사의 사회를 맡은 개그맨 박준형 씨입니다. 경기도 홍보대사로서 이렇게 좋은 일에는 빠짐없이 참여해 주시는군요.
100여명의 소셜락커들은 총 10팀으로 나눠 남한산성 탐사에 나섭니다. 그러나 "준비~ 땅!!"하고 동시에 출발할 수는 없습니다. 누가 한발 빨리 출발하느냐를 놓고 한 판 대결이 펼쳐지죠.
첫 미션은 옛날 책 만들기입니다. 접착제가 없던 그 시절 책은 이렇듯 바느질로 꿰는 거죠. 생각만큼 쉽지 않은지 어떤 사람은 다 꿰고 나니 문방구 스프링 공책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다 꿰고나니 손쉽게 접착제를 발라 만들어내는 요즘 책과는 사뭇 다릅니다. 훨씬 튼튼해 보이죠?
‘하멜 표류기’로 유명한 네덜란드인 하멜(박연)이 숨어 포를 제작하기도 했던 남한산성. 또 1907년엔 일제에 의해 군대가 해산당하고 산성 여기저기의 무기고, 화약고가 건물채 폭파당하는 국치의 슬픔도 담긴 이 요새.
그러나 지금 우리들 눈에 비친 이 곳은 그저 임금님이 행차하면 머물던 평화롭고 아름다운 행궁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다면 외국인 관광객 눈엔 그저 고즈넉하고 예쁜 관광지로 보이겠죠. 그만큼 정취가 좋습니다.
푸르게 갠 가을 하늘 아래 울긋불긋 젖은 산성의 낮. 드디어, 보물찾기가 시작됩니다. 조금 전만 해도 흐렸던 날씨는 보물 탐험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반짝 갭니다. 덕분에 예쁜 단풍놀이도 즐길 수 있었죠.
10팀 중 제가 따라나선 팀은 이화준 씨네 가족이 리더가 된 '청량당' 팀입니다.
각 팀은 각기 다른 코스로 남한산성을 돌며 각 포인트마다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고 배웁니다. 그리고 각종 미션을 수행하고 스탬프와 엽전을 받게 됩니다. 당연히 부지런히 다녀야 성공할 수 있는 미션들이죠.
처음엔 '청량당'팀에 어린 자녀 둘이 있어 속도가 더디지 않을까 했는데요, 기우였습니다.
두 남매는 어른보다 훨씬 빨랐죠. 여동생은 산삼 먹은 다람쥐 같았고 오빠는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한 마리의 하이에나처럼 빨랐습니다.
우린 우익문을 시작으로 산성의 여러 명소를 답사했습니다. 각 명소에서 해설사 분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미션 수행을 해 나갔는데요, 여기서도 이들 가족은 대활약을 했습니다. 웬만한 역사 문제는 다 맞추더군요.
체력도 좋고 지식도 풍부하고. 사실 이화준 씨 가족에겐 비결이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초등학교에 입학해 내일도 등하교할 이들 자녀는 사실 학교를 다니지 않고 홈스쿨로 자라고 있죠. 그래서 남한산성도 자주 왔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학교를 다니며 보편적 스펙을 쌓는 것 보단 자신의 꿈을 아이들 스스로 찾도록 자유롭게 키우고 싶다”면서 “특히 남한산성은 광주시민으로서 주말마다 교육, 문화적 코스로 찾기에 참 좋다”고 자랑합니다. 앞으로 소셜락커로서 아버지와 이들 가족의 활동이 기대됩니다.
이 가족을 따르면서 오래 전, 저를 안고 이곳을 올랐을 저희 가족의 그림을 맞춰봅니다. 남한산성은 옛 일을 추억하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가족들과 함께라면요.
우익문 미션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공중에서 촬영할 것’이었습니다. 이 미션은 호흡이 중요했는데요, 한 팀이 되어 남한산성을 달리는 동안 어느새 찰떡궁합이 돼 버린 소셜락커들은 어렵지 않게 미션을 수행했습니다.
서로가 알아가고, 서로 도우며 산성을 오르고, 역사속으로 함께 여행을 하면서 이들는 한 가족처럼 서로를 위하고 나누고 있었습니다.
소셜락커들은 이회 장군과 그의 두 부인이 잠든 청량당, ‘남한산성의 지붕’ 수어장대, 백제 온조왕과 축성을 책임진 이서 장군을 모신 숭렬전 등을 돌았습니다.
미션 수행 중인 신평이는 임금님이 되어 곤룡포를 걸쳤습니다. 옛날 우리 임금님이 꾸었던 꿈만큼 커다란 꿈을 신평이도 꾸고 있겠지요?
미션 클리어!! 성공을 증명하는 엽전을 받고 서둘러 목적지이자 행사장인 외행전으로 집합합니다.
우린 몇 등일까요?
장려상 4팀, 우수상 3팀, 그리고 상위 1,2,3등 중 우수상에 뽑혔습니다. 상품은 연필과 필통, 공책인데 특히 예원이가 좋아했네요.
하지만 모두들 상품보다 더 귀한 보물을 찾았다는 걸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유네스코 등재 여부는 내년에 결정이 납니다. 경기도는 앞으로도 산성 관리 및 복원 사업 등을 계속해 나갈 것이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경기도의 대표 명소로 가꿔갈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등재 이전까지 여기 모인 락커들이 하나 둘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남한산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할 것입니다. 부디 그 끝에 등재 성공이란 결실이 있으면 좋겠어요.
이화준 씨는 행사를 마치고 “전반적으로 다 돌아다녔다고 생각했던 남한산성이건만 오늘은 새로운 곳을 많이 봤고, 또 더 자세히 알게 됐다”고 만족해했습니다. 또한 “자녀들과 함께 참가한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언젠가 이 가족은 또 한 번 만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이날 모인 사람들이 찾아낸 남한산성의 가치, 유네스코 등재에 적합한 이유는 비슷하면서도 저마다 다를 겁니다. 실은 이 산성 전체가 그 이유 하나하나가 모인 거대한 가치죠.
그리고 남한산성은 찾아온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보물 하나씩을 나누어 줍니다. 전 30년이 지나 찾아온 이곳에서 저의 옛 기간을 복원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 보물을 찾으셨는지 궁금해지네요. 다음번에 이 곳을 찾을 땐 경기도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경축! 유네스코 등재!'를 외치며 찾아올 수 있으면 좋겠군요.
<
< 저작권자 © 엔지티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제보 및 문의 ngtv@ngtv.tv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