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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축은 문화자산이다.
숭례문이 복원 반년을 조금 넘긴 상태에서 졸속·부실 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단청이 떨어지고, 목재는 갈라지고, 기와·석재·단청안료 등에 문제가 발생했다. 국보 1호 숭례문은 우리와 후손들의 것이다. 누구의 임기 내에 완공해야 한다든지, 폐쇄적인 문화재기술자들의 복마전이 된다든지, 보여주기 위한 행사비용은 많이 사용하면서 순 공사에 투입된 비용은 미비하다든지, 문제는 있으나 책임질 사람은 없다든지 등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요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사업들이 ‘공공’이라는 이름 때문에 주인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아닌지, 혹시 그 기관의 장이 주인으로 잘못 이해되는 일들은 없는지 반문해 봐야 한다.
서울시의 얼굴인 서울 시청사 건설과정도 별반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다큐멘터리 영화 “말하는 건축 시티:홀”을 보면 신 시청사 건립에 대한 전반적인 의사 결정과정과 그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엿볼 수 있다. 장소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간과되고, 건축디자인 아이디어와 개념이 존중되지 않았다. 건축가는 건축물의 완공 때까지 전 건축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중요성이 무시된 채 턴키(건설업체가 공사를 설계부터 완공까지 모두 책임지고 다 마친 후 발주자에게 열쇠를 넘겨주는 방식을 말함)로 업체가 선정됐다. 그 결과 초기 아이디어가 실시설계와 시공과정에서 계속 발전되지 못했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데 한계로 나타났다. 그래 비판이 많다.
건축가가 배제된 상황에선 그가 제시한 아이디어 개념만 보고 건물을 만들었다. 그땐 형태와 표피는 어느 정도 만들 수 있지만, 건축철학과 혼을 반영하여 완성하기란 불가능하다란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건축가의 개념이 실시설계과정에서 다듬어 지고, 시공을 통하여 완성되어야 하는데 턴키제도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기능만 수용할 효율성, 이익을 위한 경제성과 시간단축, 준공기한 내 완성 등등이 복병으로 건설업체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공공건축에서 좋은 작품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그 기관 책임자의 의식과 발주방식에 원인이 크다. 공공건축은 매우 중요하다. 기능적으로만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도시 공간구조의 중심이며, 일반시민들의 일상과 함께하기에 더욱 중요하다. 필요기능은 만족스럽데, 아름답고, 문화자산이 될 수 있도록 지어져야 한다. 그런데 현재 지어지고 있는 공공건축물의 실상은 어떠한가? 행정의 성과물로 전락되고, 요구 기능만 만족될 뿐, 시민들의 사랑으로 지역사회의 문화자산이 된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호주의 상징인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턴기제도와 같은 방식으로 추진되었다면 탄생되기 불가능하다. 현상공모로 건축가를 선정했다. 공사기간은 애초 2년에서 16년으로 늘어났다. 예산은 초기 보다 15배가 증가된 상태에서 완성되어 오늘의 영광을 누리고 있다. 제대로 된 현상공모가 아니었다면 유명하지도 않고 나이도 젊은 서른아홉살 덴마크 젊은 건축가인 요른 웃죤(Jørn Utzon) 이라는 사람이 선택되지도 않았다. 예산과 준공기일에 얽매어 있었다면 이 또한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공공건축은 문화자산이 되고 문화콘텐츠가 되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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