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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흑삼 바람 불어넣는 여성농업인 전순이씨
송재춘 기자  |  oco153@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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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07  19: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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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인삼 농사를 짓던 아줌마 농사꾼이 인삼가공에서도 미지의 세계인 흑삼가공에 겁 없이 뛰어들었다. 성실히 농사만 짓던 그녀에게 흑삼가공은 오르기 힘든 높은 산이었고 도전이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억척 아줌마의 흑삼가공 도전기를 들어봤다.

▲ 홍삼보다 귀한 구증구포 흑삼을 아시나요?
- 흑삼, 홍삼보다 사포닌 많아
전국에 흑삼 바람이 불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는 백제동성농장 대표 전순이(54)씨를 지난 달19일 금마면 서고도리에서 만났다. 전씨는 마침 흑삼을 만들기 위해 8번째 찐 인삼을 꺼내고 있는 중이었다. 옛날 아궁이에나 썼을 법한 커다란 솥에는 검은 빛의 크고 작은 인삼뿌리들이 2시간동안 수증기 마사지를 받고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찌고 건조되는 과정을 통해 1/10으로 수축되어 진한 인삼냄새를 풍기는 흑삼은 누가 봐도 물건이구나 싶다.

“홍삼과 흑삼의 차이는 단순해요. 홍삼은 수삼을 세 번 찌고 말리고, 흑삼은 아홉 번 말리고 찌는 구증구포 과정을 거치는 거지요. 흑삼을 만드는 동안은 불 조절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보통 정성이 들어가는 게 아니에요. 흑삼이 홍삼과 다른 점은 색도 그렇지만 사포닌이 달라요. 끓여보면 홍삼은 사포닌 성분인 거품이 한계가 있지만 흑삼은 끓일수록 거품이 계속 올라와요.

2011 생약학회지에 발표된 ‘흑삼과 홍삼의 인삼 프로사포게닌 성분 비교’에 따르면 인삼 사포닌 함량이 흑삼은 2.351%, 홍삼 1.520%로 흑삼이 높게 나타났다. 열에 의해 생성되는 홍삼 특유성분인 인삼 프로사포게닌 성분 함량은 흑삼 1.799%, 홍삼은 0.681%로 흑삼이 홍삼보다 약 2.6배 높게 측정됐다.

그녀의 흑삼액에는 기다림의 미학이 있다. 구증구포를 거친 흑삼은 1년간의 숙성 시간을 가져야만 제품으로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그녀는 올해가 아닌 내년에 쓸 흑삼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주먹구구식이 아닌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광보건대학교 식품영양과 산학협력단과 연계해 자문을 구하고 있다.

흑삼 가공에 들어가는 수삼은 그녀가 직접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것들이다. 대농가는 아니지만 매년 흑․홍삼 가공을 위해 1만 여평에 6년근 인삼을 보유하고 있다. 전씨는 인삼을 생산하고 선별해서 씻고 건조하고 아홉 번의 찌고 말리고 하는 전 과정을 손수하고 있다.

▲ 상처 받은 농심, 회복과 치유의 길을 찾다!
- 7년 전 밭데기 상처, 홍삼과 차별화 된 흑삼가공 결심
그녀에게 흑삼가공은 인삼값 하락에 따른 돌파구였다. 23년 전 생초보 인삼농사꾼이었던 그녀는 땅을 기다 시피 밭을 매며 특유의 성실함으로 4년째에 인삼밭 2,400평을 꾸리는 꽤 잘나가는 농부로 성장했다. 하지만 7년 전 인삼 값이 뚝 떨어지면서 200평에 천만원을 쳐준다던 가격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자 이대로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농사의욕이 한 순간 사라졌지만 부모가 자식을 포기할 수 없듯 그녀는 새로운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홍삼보다 귀하고 아직은 덜 알려진 흑삼을 알게 됐고, 자식 같은 인삼으로 차별화 된 흑삼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타고난 행동가인 그녀는 흑삼가공을 위해 기꺼이 만학도가 됐다. 학창시절 공부를 다 하지 못한 여한이 있던 그녀는 익산농업기술센터 이비즈니스 교육을 시작으로 창업과정, 스포츠학 과정 등 가공시설을 경영하는데 도움이 될 공부를 해왔다.

▲ 세상을 건강하게 만드는 꿈을 펼치다!
- 작년 11월 진누리 흑삼․홍삼 출시
6년간 공부로 내공을 키우면서 3년 전부터 흑삼가공 사업계획서를 쓰기 시작한 그녀는 드디어 때가 됐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인삼농사나 짓자던 남편을 설득해 지난 8월 가공시설을 조성했다.

건축 불허가와 공사로 인한 민원제기, 남편의 교통사고 등 가공시설 준공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어려움이 계속 될수록 흑삼가공을 꼭 성공시키겠다는 그녀의 집념과 의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결국 그녀는 작년 11월 세상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뜻의 ‘진누리’라는 이름을 건 ‘진누리 흑․홍삼액’을 세상에 선 보였다.

그녀가 흑삼을 내놓자 평소 전씨의 열정과 노력을 아는 지인들이 하나 둘, 이용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입소문이 나 홍삼은 가족의 건강을 위해, 흑삼은 투병 중인 암 환자나 그 가족들이 구입하고 있다.

흑삼가공은 했지만 전문제약회사와 대규모 영농조합과 경쟁해야하는 현실에서 그녀의 앞날이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1만 시간의 법칙이 보여주듯 흑․홍삼 가공을 위해 흘린 정성과 노력이 성공이란 달디 단 열매를 가져다 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녀에게는 한 가지 꿈이 있다. 훗날 연구원을 두고 지속적으로 흑삼 연구를 해 인삼의 좋은 성분을 100% 추출해내고 싶다. 손수 키운 인삼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 전문제약회사도 아닌 농가에서 이루기엔 큰 꿈으로 보이지만 꿈을 현실로 만들어버리는 재주가 있는 그녀는 이마저도 곧 현실로 이뤄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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