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세계적으로 독창성이 우수한 문자이자 문화유산인 한글을 가지고 있으며, 뛰어난 인쇄기술과 기록정신을 통하여 만들어낸 소중한 기록물 들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기반 위에서 온 세상에 자랑할 만한 기록문화 유산이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록문화유산 가운데 12개의 품목이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기록문화 분야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할 바 없이 풍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만큼 뛰어난 기록문화유산의 전통을 잘 보존하고 있음을 실증하고 있다. 이렇게 유구한 기록문화의 전통에도 불구하고, 근래 들어 기록유산이 소홀히 취급되는 시기도 있었다.
격변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친 근현대사를 겪으면서 무지와 무관심, 생활고 등을 이유로 고매한 유학자ㆍ선비들의 수많은 저술물들이 하찮은 폐지로 고물상에 팔려나가거나 안방의 초벌 벽지, 아궁이의 불쏘시개로 사라지기도 하였다. 관공서나 기관들에서는 일정한 보존기관이 지나면 문서들을 일괄적으로 파기 처분하는 것이 일반적인 업무처리 과정으로 되어있다. 이 문서들에는 회계분야 서류를 비롯하여 각종 현황자료, 문화축제, 관광개발, 국제행사, 보건의료, 사회복지, 신도시건설, 도로관리, 교통시설, 상하수도관리, 공원녹지 등 모든 정책분야가 망라되어 있다.
이제는 관공서의 문서라 하더라도 문화재관리, 생활통계, 도시계획 등 당대의 생활상을 파악하는데 긴요한 자료들은 일정 기준에 따른 선별절차를 거쳐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역박물관, 향토사료관 등에 이관하여 소장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기록문화유산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소중한 역사문화적 자료의 온전한 보존이 가능하다. 모든 형태를 가진 생산물에는 인간의 고도한 정신적 작용이 반영되어 있다. 그 가운데서 책이나 문서, 사진 등의 형태로 된 기록물은 가장 높은 수준의 사고내용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의 기록물을 통해 우리는 경험하지 않은 특정한 시대상이나 큰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객관화하고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문화콘텐츠의 내용과 질을 다양화하고 심화시킨다. 근래에 들어서는 다양한 수단이 생겨나고 있기는 하지만, 다음 세대로의 문화적 전승은 아직까지는 기록을 통한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콘텐츠의 진흥을 위해서는 기록문화의 발달이 하나의 중요한 관건이 된다.
셋째, 문화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가치가 크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다라니경, 직지심체요절 같은 삼국시대와 고려 및 조선 전기의 우리나라 초창기 인쇄물과 활자, 활판 등 인쇄문화자료를 수집하여 공개하고 있다. 이처럼 기록관련 자료들도 사찰이나 유적지, 명승지 못지않게 좋은 관광자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문학관도 기록자료를 수집·보관하는 시설이라 할 수 있는데, 하나의 완결성과 역사성, 예술성을 가진 기록자료는 기록의 위대함과 중요성을 일깨우며 문화자원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시에서도 5.18민주화운동관련 제반 문서와 기록들을 체계적으로 수집ㆍ정리하여 보관하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건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5.18기록관이 5.18민주화운동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수집보존하고 전시교육을 하는 총본산으로서 뿐만 아니라, 소중한 기록문화유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춘 모범적인 기록관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성원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 저작권자 © 엔지티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제보 및 문의 ngtv@ngtv.tv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