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도 영유권과 위안부 할머니 등에 대한 일본의 망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제가 학살한 항일투사 259명의 문건을 향토사학자가 찾아 명단을 공개했다. 이 자료는 구한말 을사늑약(1905년)이후 1907~1909년 국내에서 의병대 50~400여명을 조직하여 무장투쟁을 벌이다 일제의 소위 ‘남한 대 토벌 작전’때 체포되어 순국한 항일의병장 41명과 무명 항일투사 218명의 문건이다.

이 문건을 공개한 정재상 하동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경남독립운동연구소장)은 신원이 확인된 의병장 41명을 지난 4일 진주보훈청을 통해 정부에 서훈 신청했다.

정재상 경남 하동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경남독립운동 연구소장)은 "일제가 작성한 ‘진중일지’(토지주택박물관 소장)와 ‘폭도에 관한 편책’(국가기록원) 그리고 ‘조선 폭도토벌지’ 등에서 미 서훈 항일의병장 41명(경남12명 경북14명 전남8명 전북5명 강원2명)과 무명항일투사 218명의 학살 기록을 찾았다"고 밝혔다.

▲ 정재상 하동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이 일제가 학살한 항일의병장 259명 기록을 발굴해 27일 공개했다. <사진=하동문화원>

이 문건 공개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경남 하동출신 정승유(鄭勝有)의병장의 체포, 탈옥, 총살과정과 합천 출신으로 일본군에 체포된 후 모진 고문 끝에 칼로 도륙당한 신상호(申相鎬) 의병장, 의령의 문봉래(文奉來) 의병장, 강원도 삼척 육백산을 중심으로 대활약을 펼친 김수영(金壽榮)의병장, 경북 경주의 권문선(權文善) 의병장, 그리고 체포된 후 일본군 숙사에서 머리가 박살나 처참하게 순국한 전남 곡성의 손학곤(孫學坤) 의병장, 경남 함양에서 마을이장으로 활동하며 격문을 돌리다 체포되어 총살 당한 김찬언(金贊彦) 의병장, 일본군에 체포된 후 칼에 찔려 잔혹하게 죽임을 당한 전북 장수의 박재근(朴在根) 의병장, 목이 잘려 순국한 진안 출신 김진명(金辰明) 의병장, 구한말 한병(군인)출신으로 의병대의 훈련교관을 지내다 체포되어 총살당한 경남 하동출신 이덕길(李德吉) 의병장 등 일제가 학살한 의병장 41명과 강원도 태백시 황지(黃池)에서 일본군의 칼에 찔려 한꺼번에 50명이 학살 당한 사실이 이번에 처음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 정재상 하동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장은 신원이 확인된 의병장 41명을 지난 4일 진주보훈청을 통해 정부에 서훈 신청했다. <사진=하동문화원>

 정재상 위원장은 "이번 문건에 드러난 의병장의 학살은 ‘도주를 기도함에 죽였다’고 상부에 보고했다"며 "일본군은 항일의병장을 죽이는 명분이 모두 도주라는 어처구니없고 말도 안 되는 표현을 쓰며 항일투사들의 학살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체포된 항일의병장을 고문한 후 마지막에는 목을 자르고, 머리를 박살내 죽이고, 칼로 잔혹하게 찔러 죽여 놓고 그들이 기둥에 머리를 부딪쳐 자살했다, 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죽었다고 밝히는 등 천벌을 받을 짓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번에 찾은 41명의 의병장을 국가보훈처 공훈심사과에 서훈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미 서훈자로 밝혀졌다"며 "이 의병장들의 뚜렷한 항일 기록이 있는 만큼 이 문건이 독립유공자 서훈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