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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거 도저히 못 풀겠어요?”
“그럼 답안지에 그렇게 적어요.”
“뭐라고요?”
“한이가 생각한 대로요.”
“아빠, 그럼 모른다고 적어도 돼요? 아빠?”
“네, 모를 땐 모른다고 해도 되는 거예요.”
“알았어요.”
그리고 나서 한이는 주관식 답안지에 ‘몰라요’라고 적었습니다.( 김도현 소통연구소장 저, <아빠와 소통>. 책과나무, 55쪽)
소통연구소 김도현 소장이 펴낸 <아빠와 소통>은 매우 쉽다. 아이들과 살면서 겪은 일을 그냥 적어놓았다가 문득 생각난 듯 들려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운이 길게 남는다. 어른들이 미처 깨우치지 못한 것들을 아이들을 통해 알아가기 때문이리라.
문제를 풀지 못하는 아이에게 답을 가르쳐주기보다는 '모른다'고 적으라는 아빠. 그런 아빠가 얼마나 될까. 읽고 보니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적도록 하는 것이 훨씬 좋은 교육 방법인 듯하다. 아이가 모르는 것을 부모가 가르쳐준다고 해도 아이가 그것을 이해하고 알게 될까.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면 그게 뭔지 알고 싶은 생각이 더 들고 궁금해질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알게 될 때, 그것은 진짜 지식이 되고 호기심이 더욱 커질 것이다.
<아빠와 소통>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통념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을 거부한다. 아이의 기준으로 보면 그 통념은 강제와 강요에 더 가깝다. 그로 인해 부모와 소통이 어려워진다.
김도현 소장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비롯해 1000대 기업, 관공서, 학생 등을 대상으로 1,000외 넘게 강연을 해온 소통 전문가. 교육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교육전문기업에서 12년간 근무하며 법인 영업 전문가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소통연구소를 운영하며 강연과 저술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김 소장이 처음부터 소통 전문가였던 것은 아니다. 결혼 후 부부갈등으로 이혼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아이를 낳아 아버지가 되었지만 그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아버지였다. 잘 나가는 영업맨에서 회사 사정으로 원치 않게 멈춰 서면서 그는 내면의 깊은 상처에 시달렸다.
그는 명상으로 상처를 치유하였다. 그리고 영업맨에서 교육자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 책에는 김 소장이 살아온 삶과 그 삶이 알려준 소중한 가치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가 이 책을 펴낸 이유는 세 가지.
첫째, 엄마에게 치우친 자녀교육, 특히 소통 교육에서 아빠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그는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의 양보다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의 질과 아빠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 생활습관이 자녀에게는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둘째,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과의 소통'인데, 이 과정에서는 상처와 잘못된 습관의 뿌리를 깊이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깊이 보면 볼수록 깊은 치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셋째, 이 책의 목적은 부모와 자녀가 소통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길게 바라보는 안목을 갖도록 하는 데 있다.
이 책은 자녀교육에서 아빠에게 힘을 실어주고, 내면의 상처를 깊이 바라보고 치유하며, 부모와 자녀가 자신의 인생을 길게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다. 그래서 가족이 모두 읽으면 더욱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아빠,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이나, 아내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그게 내게 다시 상처로 돌아와 나를 힘들게 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나와 가족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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