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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우리 동네 공원이 여러모로 좋네요. 녹지공간도 있고, 집 가까이 있어 산책하기도 좋고”
“그런데 무분별한 주차나 공원 관리가 잘 안되는 것은 개선해야 되지 않나요?”
조별로 테이블에 앉은 첨단2동 주민 120여 명이 대상공원의 좋은 점과 개선점을 말하자 첨단2동주민센터 대회의실 모니터에는 130여 개의 의견이 실시간으로 뜬다. 의견들은 이내 공통된 주제로 묶여 각각 6개씩의 장·단점으로 압축됐다.
주민들은 압축된 장·단점에 대해 재토론을 거쳐 첨단 대상공원의 개선과제 5개를 정하고, 해결을 위한 사업 우선순위를 선정했다.
18일 오전 10시 첨단2동주민센터에서 열린 ‘더 좋은 자치공동체 주민회의’(이하 ‘주민회의’) 모습이다. 첨단2동 주민들은 지역의 공공재인 ‘첨단 대상공원’을 어떻게 대한민국 최고의 공원으로 가꿀 것인가를 토론하고, 그 결과의 수행을 광산구에 요구했다.
주민회의는 직접민주주의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한 행사였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쏟아냈고, 공통분모를 중심으로 의견을 압축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가려냈다. 공무원이 현황을 보고한 후 몇 개를 건의하던 기존의 관 주도 행사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이날의 성과는 직접민주주의와 전자민주주의가 결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주민들이 의견을 말하면 테이블에 동석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조력자)들이 각자 노트북으로 이를 전송해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중앙 시스템은 공통의 주제로 의견을 압축해 소개한다. 주민들은 압축된 의견에 대한 순위를 입력해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보낸다.
주민 의견 수렴에 가장 효과적이지만, 현대에는 인구 증가와 효율성 하락 등의 이유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직접민주주의가 IT기술의 뒷받침을 받으면 얼마든지 부활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주민들은 첨단 대상공원 활성화를 위해 △차별화된 테마공원 조성 △모텔 등 상업시설 정화 △상시적인 관리주체 선임 등의 순으로 개선 과제를 정하고, 광산구와 함께 과제 해결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이날 회의는 구정 업무 추진 방식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지역 현안 사업을 추진할 때 주민이 직접 경중을 따져 우선순위를 정하고, 행정기관은 이를 수용하는 절차가 특히 눈에 띄었다.
첨단2동 주민들은 주민회의에서 호반2차아파트~둘레길 소통로 정비, 부영1차~부영3차 오솔길 조성 순으로 현안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강직 첨단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주민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에 나설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지역의 대소사를 그곳에 사는 주민들이 결정해 해결하는 이런 제도가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시대의 흐름은 관치에서 자치로, 국가에서 마을로, 경쟁에서 협동으로, 사유에서 공유로 흐르고 있다”며 “오늘 첨단2동 주민회의는 우리 자치 역사에 중요한 사건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 구청장은 “주민 여러분이 결정하면 광산구는 따르겠다”며 이날 회의 결과를 구정에 적극 반영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운남동 주민 130여 명은 동주민센터에 모여 ‘이웃과 소통하는 정다운 마을만들기’ 주민회의를 가졌다.
광산구는 이날 두 차례의 주민회의를 끝으로 제도를 보완한 후 21개 동 전체에서 직접민주주의형 주민회의를 실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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