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식 기자

요즘 어린이집에 다니는 네 살 배기 손녀 때문에 항상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나날을 보낸다.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을 때는 아무리 배꼽 손 인사를 가르쳐도 엉덩이를 하늘로 쳐들고 인사를 하더니 일 개월 남짓 어린이집 통학버스를 타고 다니더니 이제는 인사를 제법 잘 한다. 통학버스에서 내리면서 활짝 웃으면서 선생님께 배꼽손 인사를 하고 마중 나간 나에게 인사를 하는데 얼마나 장하고 예쁘고 귀엽던지 참 살 맛 나는 나날이다. 

어린이집에 다니기 전에는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사주라고 조르기 일쑤였다. 그런데 요즘은 손녀가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먹지 않는다. 내가 “다윤이 아이스크림 사줄까?”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내두른다. 다윤이는 “선생님이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먹으면 이빨이 썩는데. 이빨 썩으면 이가 다 빠지고 이빨을 뺄때 아프데. 오빠도 이빨 뺄 때 울었잖아?” 라고 말하는데 제법 어른이 되는 것 같았다.

어린아이에게 선생님 말과 행동이 매우 중요하다. 다윤이처럼 4살 때 듣고 보고 느꼈던 경험이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매우 중요할 것이다. 집에서도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말씀과 행동을 아이들은 듣고 보고 배우며 느낀다. 이러한 점으로 보아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나 조부모는 어린 손자손녀를 키우는 즐거운 행복 속에 긴장도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손녀 다윤이는 우리 집의 보물이다. 집에 오면 온갖 재롱을 다 피우는데 어린이 집에서 배운 것을 자랑 하면서 그 귀여운 입으로 노래를 부른다. 고개를 가우뚱 거리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어느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족 모두가 박수를 치면서 얼굴에 웃음과 폭소가 가득해지며 즐겁고 행복한 가정이 된다.

내가 젊어서 우리자식을 키울 때는 먹고 살기 바빠서 자식 귀엽고 예쁜 줄 모르고 지냈다. 그때라고 예쁘고 귀엽고 자랑스럽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직장이라는 곳에 매이고 보면 새벽에 나갔다가 밤중에 들어오거나 숙박을 하고 들어와야 하는 일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렵게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직장상사의 눈에 거슬리면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쉬는 날 자식들과 함께 외식한번 못하고 살았다. 자식들을 넷이나 키우면서 당시 월급으로 외식이란 엄두도 낼 수가 없었다. 회사에서 주는 식비를 줄여서 학생인 자식들 용돈 줄 형편이었지만 직장이 있다는 것이 최고의 보람이었으며 가정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느꼈다.

자식들이 대학을 다 나오고 직장에 다 나가면서부터는 조금이나마 숨을 돌릴 수가 있었다. 그렇다해도 돌아보면 내가 생애에 가장 잘했다고 여기는 것은 28세에 아들 딸 4명을 다 낳았다는 것이다. 일찍 결혼 한 덕분에 자식들 넷을 시집장가 보내고도 직장에 다닐 수가 있어서 좋았다. 결혼은 일찍 해야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젊어서 일찍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으니 아이들이 건강해서 좋았고 자식들이 취업하고 결혼해서 아들 딸들 낳고 잘 살아서 좋다. 무엇보다 내가 건강한 몸으로 직장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집안 경제도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자식을 키울 때는 앞과 뒤를 돌아 볼 여유도 없었으나 지금은 한숨을 돌리면서 남다른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며 꽃보다 아름답고 귀여운 손자손녀들과 즐겁게 살면서 직장을 다니는 재미로 살고 있다. 내손자들과 외식도 하면서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도 갖는다. 친구들과 소주라도 한잔 할 때면 옛날 생각이 난다.

옛날에는 친구들이 술 한잔 하자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기 일 수였다. 나도 언젠가는 술 한 잔 정도는 사야 하기 때문이며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변명을 해서 자리를 피해야 했다. 그러니까 앞만 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직장과 집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귀여운 손자들을 9명이나 보게 되었다. 정말 아들 딸 넷을 낳아서 손주를 16명은 봐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요즘 젊은 세대들의 현실로 봐서 손자를 9명을 얻은 것은 효자효부를 만난 인연이다. 그리하여 즐겁고 신나는 행복한 70객이 되었다. 희망의 오월에는 즐거운 힘으로 인생 2막을 향해서 힘찬 항해를 발진 할 것이다.

꽃보다 곱고 예쁘고 귀한 손자손녀들을 집사람 손을 거쳐서 키우게 되었으니 손자손녀로서는 복이 많은 것이다. 이렇게 손자들이 있으면 가족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다. 자식은 부모에게 손주를 안겨주는 것이 최고의 효도이며, 조상님께 보답하는 것이요, 나라에는 가장 큰 충성을 하는 것이다.

나무가 꽃도 못피고 열매가 없다면 번식은 없다. 그 나무의 생명, 종자는 끝나는 것이다. 나무는 어떻게 하던지 뿌리에서 공급한 영양분을 받아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그 나무가 가치가 있는 것이다. 장가를 안가면 자손은 끊어진 것이다. 옛날에는 양자를 세워서 후손을 계승하였지만 지금은 양자를 입적한다는 말은 못 들었다.

젊은이들이여! 혼자 편하게 살려는 생각을 버려라. 남녀가 결혼해서 사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며, 결혼해서 아들딸 낳아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조상님께 보답하고 나라에 충성하는 일이 즐겁지 않는가?

요즘 살기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5-60년대보다는 백배 천배 살기 좋은 세상이 아닌가? 정말 좋은 세상이다. 곳곳에는 인력이 부족해서 외국에서 노동자를 수입하는 세상이기도 하다. 우리는 잘사는 사람만 쳐다보지 말자. 좋은 직장 넘겨보지 말자. 어떤 직장이든지 최선을 다 한다면 하늘은 절대 버리지 않을 것이다. 산에는 모든 나무들이 어울려서 알콩달콩 살며, 각종 흙과 돌과 모래들이 모여서 큰 산을 이룬 것이다.

하늘은 들짐승 날짐승에게도 굶어죽지 않게 먹이를 준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을 굶기겠는가? 외국사람들이 천만리 머나먼 바다건너서 한국으로, 한국으로 입국하는 것을 보라. 우리나라가 정신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앞서가기 위해서는 인구가 증가해야 하고 인구를 증가하려면 일찍 결혼해서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 세상사 모든 것은 사람이 관건이다.

빨리 결혼해라. 그래야 일하고 싶은 생각과 일 맛이 난다. 그래서 꽃보다 아름답고 귀여운 자식을 부모님께 안겨드려라. 애기를 낳아보면 신기하고 귀엽고 또 책임감도 생겨서 일도 재미가 있고 밥맛도 더 좋다. 놀지 말고 쉬지 말고 일하면서 배우고 또 배우면서 일하고 결혼을 해라. 내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과 재롱을 상상해보라. 하늘은 사람을 내보낼 때는 재복을 줘서 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