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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氣)는 동양만의 독특한 함의를 가지고 있으며, 수 천 년 동안 외연을 넓히고 내포를 풍부하게 만들면서 그 속에 자연과 사회․물질과 정신을 담아냈고, 그 결과 우주만물의 변화 발전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인문학 보급에 앞장서온 조선대학교 인문과학대학(학장 오문길)과 인문학연구원(원장 염수균)은 동양학의 핵심개념인 기의 현대적 가능성을 모색해온 김교빈 호서대 교수를 초청하여 제52회 인문학 콜로키엄을 개최한다.
김 교수는 5월 14일(수) 오후 4시 중앙도서관 7층 영상세미나실에서 ‘세상을 보는 다른 눈-기(氣)의 세계’를 주제로 강연한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을 앞세운 서구문명이 동양문명을 압도하기 시작하면서 기는 죽은 개념이 되었고 기를 중심으로 한 사유체계들도 더 이상 보편적 이론으로 기능할 수 없게 되었지만 오늘날도 임상을 통해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전통의학 이론 속에서 기가 여전히 의미 있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으며, 또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쓰고 있는 일상 언어에도 기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남아 있다.”라며 기 개념의 특질을 세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는 개별성과 보편성의 통일을 지향하는 사고이다. 기는 만물의 본질인 동시에 구체적인 개별자를 이루는 요소이다. 개별성의 입장에서 보면 음양과 오행의 질적 또는 양적 차이에 의해 개별자의 차별성이 만들어지지만 보편성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사물은 기로 이루어져 있다.
둘째는 물질성과 비물질성의 통일이다. 물질성의 입장에서 보면 만물은 기질과 모양이 다르지만 추상성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의 심리나 인식, 그리고 온갖 사회 제도와 현상이 모두 기로 설명된다.
셋째는 감각되지 않는 객관 실체이면서 끊임없이 운동 변화하는 존재이다. 그 자체를 감각할 수 없지만 구체적인 물질을 만들어 내는 바탕인 기의 존재 양태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변화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만물은 변화 가운데 있을 뿐 어느 것도 정지된 상태로 있지 않으며, 만물의 생성과 소멸이 모두 기로 말미암는다.
그렇다면 기로 이해하는 세계관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 김 교수는 이를 네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는 만물평등사상이다. 세상 모든 사물은 하나의 기로 꿰뚫어져 있으며, 흰 것이든 검은 것이든, 호화로운 집이든 누추한 집이든 같다는 생각은 사람 모두의 평등과 나아가서는 만물평등 지향을 갖는다.
둘째는 삶과 죽음에 대한 포용이다. 기로 설명되는 세계에서는 삶과 죽음은 기의 다른 양태일 뿐이다. 따라서 삶이 좋고 죽음이 나쁜 것이 아니고 삶의 과정에서 겪는 고담함과 즐거움, 기쁨과 슬픔이 기의 시간적 경과에 따른 다른 모습일 뿐이다. 이 같은 사고는 어떤 삶이든 웰빙과 웰다잉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셋째는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이해하는 사고이다. 무분별한 성장지향과 과학에 대한 맹신으로 생태계 파괴와 인류 존망이라는 문제를 안게 된 오늘날 이용 또는 극복대상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인간과 하나인 자연으로의 관점 전환이 필요하며 그런 점에서 물질과 정신을 하나로 설명하는 기철학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넷째는 변화를 중시하는 기철학에서 변혁의 논리를 끌어내는 일이다. 김 교수는 변화의 주체가 인간이라는 관점에 선다면 과거 지식인들이 자신에 대한 성찰과 도덕적 자각을 바탕으로 사회참여를 통해 개혁을 꿈꾸었던 것처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사회 개혁의 낙관적 전망을 가능케 할 것이고 결론을 내린다.
김교빈 교수는 동양철학에세이, 한국철학에세이 등의 동양철학 입문서를 통해서 서양적 사고와 다른 관점에서 인간, 사회, 자연, 역사를 볼 수 있는 눈을 제시하고 동양철학과 한의학, 기의 철학 등의 공저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틀로서 동양적 사고의 유연함과 포괄성을 전파하고 있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장, 인문콘텐츠학회장, 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를 역임했으며 재단법인 민족의학연구원 원장으로 있다. 문의 인문과학대학 교학팀 (062)230-6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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