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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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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반도국가지만 ‘섬들의 나라’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에는 1만개가 넘는 섬이 있고, 필리핀에는 7,000개, 그리스에는 6,000개가 넘는 섬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3,000여 개의 섬이 있으니 숫자상으로 크게 뒤질 바 없고, 점점이 흩어진 섬들이 가진 비경은 그 나름대로 충분히 아름답다. 바삐 굴러가는 일상에 지쳐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의 깊은 안식을 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섬은 더할 나위 없는 여행지가 된다. 외진 섬은 다소 불편하고 고립감이 느껴지지만 뭍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자연과 생활방식을 경험할 수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다.
속도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섬’
공정여행, 책임여행, 대안관광 등의 개념이 최근 들어 자주 회자되고 있다. 기존의 여행이 불공정하고 무책임하기라도 했다는 말일까? 소비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여행에 사람들이 지친 까닭일 테다. ‘옛 것’으로 회귀하고픈, ‘낯선 공간’으로 도피하고픈 인간의 욕구는 문명이 발달할수록 더해져 간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곳은 ‘섬’이라는 공간이다.
3,000개가 넘는 우리나라의 섬 중에서도 슬로시티로 지정된 전남 신안의 증도는 예스럽고, 낯선 것을 찾는 여행자의 욕구를 가장 훌륭히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섬이라 할 만하다. ‘슬로시티’ 운동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맥도날드의 상륙을 반대하는 풀뿌리 운동으로 시작됐으며, 지금은 국제적인 조직망까지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증도와 함께 완도군 청산면, 장흥군 유치면, 담양군 청평면, 하동군 악양면, 예산군 대흥면이 인증을 받았다. 이중에도 증도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지정된 슬로시티로서 이름처럼 ‘느린 마을’의 요건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네스코에서 갯벌과 독특한 생태자원을 간직한 증도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염전과 갯벌’ 도시인들이 열광하는 증도의 아이콘
증도가 간직한 가장 큰 매력은 염전과 갯벌로 압축된다. 단일 염전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460만 평방미터의 태평염전은 1953년 전증도와 후증도 사이의 갯벌을 막아 형성된 간척지로 연간 1만5,000톤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증도를 찾는 이라면 빼놓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전국 생산량의 6%에 달하고, 소금의 질은 최고로 손꼽힌다. 김장용부터 조리용까지 다양한 종류의 천일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방문객들이 소금을 직접 제작해 보는 체험을 할 수도 있다.
국내 최초로 개장한 태평염전 내의 갯벌 습지는 다양한 종류의 염생식물과 갯벌 생물을 구경할 수 있는 자연의 보고다. 함초, 나문재, 칠면초, 해홍나물 등은 육지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희귀식물이다. 형형색색의 염생식물과 60여 채의 소금창고가 어우러진 풍경은 이제 우리나라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없는 비경을 연출한다.
‘느릿느릿’ 증도의 시간 만끽하기
슬로시티를 여행하려면 마음만 느긋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여행지에 사는 주민들의 삶의 속도에 동화되는 적극성을 발휘해야 섬의 매력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여행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느릿한 섬의 생활에 어울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도보 여행’이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에 뒤지지 않을 증도의 도보여행 코스가 있으니 바로 ‘모실길’이다. 마라톤 코스에 가까운 40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모실길은 증도의 해안을 따라 테마별로 5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노을이 아름다운 사색의 길(10km), 보물선 순교자 발자취길(7km), 천년의 숲길(4.6km), 갯벌공원길(10.3km), 천일염길(10.8km)까지 저마다 다른 사연을 간직한 길들을 걷는 재미가 여느 섬의 산책길과는 다르다.
700년 전의 해저유물이 1976년 발굴된 것을 기념해 지어진 해저유물기념관 ‘700년전의 약속’은 당시의 배 모양을 본따 언덕 위에 만들어졌다. 이곳에는 당시의 도자기 및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근사한 카페도 있으니 해안길을 산책하다 잠시 들러 쉬기에 좋다. 한국 최초의 여성 기독교 순교자가 나온 증도는 주민의 80% 이상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토테미즘이 강한 일반적인 해안지방과 분위기가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사진출처: 네이버 블로그 섬, 갯벌, 그리고 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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