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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종교지도자들이 천년고찰에서 젊은 학인 스님들을 만나 작은 소통을 이뤘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김희중 가톨릭 대주교,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최근덕 유교 성균관 관장, 한양원 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은 오늘(4월17일) 공주 동학사에서 공부하는 학인 스님들과 종교간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서로의 종교를 이해하고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상을 이웃종교인에 알리자는 목적에서 마련된 자리다. 이웃종교인과 스님들은 교리와 세대 차이 너머의 공감대를 발견하며 짧지만 알찬 시간을 보냈다.
1956년 우리나라 최초의 비구니 전문강원을 개설한 동학사는 현재 사미니 승가대학과 전문교육기관인 화엄승가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강사 스님 포함 90여 명의 대중이 정진하는 대찰이다.
종교지도자들은 비구니 스님들의 청정하고 검박한 모습에 경의를 표하며 덕담에 격려를 보탰다. 김희중 대주교는 “수행의 길을 함께 걷는 도반을 만나게 돼 반갑고 기쁘다”고 말했고, 최근덕 성균관장은 “우리 사회의 과제인 종교간 평화를 여러분이 주도해 달라”고 말했다.
김주원 교정원장은 “모든 종교의 근본정신은 같다”며 자비의 올곧은 실천을 주문했고, 한양원 회장은 “나이 어린 스님들의 청빈한 품행을 보며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몸을 낮췄다. 특히 이웃종교인들은 대웅전에서 스님들과 똑같이 부처님 앞에 삼배를 올리며 성직자로서 모범을 보였다.
학인 스님들의 질문은 부드러웠지만 뼈가 잡혔다. 누군가 물리적 충돌은 아직 없지만 내재된 갈등이 차츰 표면화되고 있는 한국의 종교상황을 정확히 지적하며, 각자가 준비하고 있는 종교화합 방안에 대해 물었다.
‘남존여비’의 대명사인 유교의 원로에겐 여성의 활발한 사회적 진출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 가톨릭의 적극적이고 진보적인 사회참여를 칭찬하는 동시에 불교의 사회참여도엔 몇 점을 주고 싶으냐는 당찬 질문도 나왔다.
물론 대담의 분위기는 진지하되 정다웠다. “속에 쌓인 응어리 때문에 그러시는가 보다, 남녀차별은 과거 세계적인 대세였다”란 최근덕 관장의 응수에 좌중엔 웃음이 터졌다. 아울러 사회참여도 중요하지만, 종교 본연의 숭고한 정신세계 이른바 ‘침묵의 가치’를 일깨워야 한다는 새로운 화두도 던져졌다.
‘열림’과 ‘깨임’의 마당을 열어준 주역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이었다. 총무원장 스님은 “한국은 50개 종교와 500개 종파가 산재하는 다종교사회인 만큼 종교끼리 수시로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전 사회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만남의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스님들에겐 “상구보리(수행)와 하화중생(전법)을 함께 힘쓰면서 균형감을 잃지 않는 수행자가 되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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