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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라 0416
정 욱 기자  |  ngtv85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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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5  16: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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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영암마트대표
정혜신 박사는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남편 이명수 씨와 함께 마인드프리즘이라는 회사를 정리하고 안산으로 와서 ‘치유센터 이웃’을 열었다. “세월호라고하면 이제 다 끝난 거 아니야. 이제 그만 좀 하지” 라고들 하는 말이 유족들에게는 크나큰 비수가 되어서 다가온다는 거다. 그게 트라우마라는 건데. 유가족의 마음이 바로 그런 말들에 의해 상처받기 쉽고 쉽게 깨질 수 있다는 거다.

그날 강연을 듣고 정혜신 박사가 개설했다는 안산의 ‘치유센터 이웃’을 꼭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11월 21일 그러니까 강연 후 3주 만에 가게 됐다. 꼭 찾아가 보겠노라고 정혜신 박사와 약속했었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려 했는데 연락처와 주소부터 찾기가 힘들었다. 쉽게 인터넷을 통해 주소를 알아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인터넷에 올라 있지 않은 거다. 물어물어 몇 번의 전화와 검색을 통해 안산의 ‘치유센터 이웃’의 주소만 알아냈다. 무작정 안산으로 갔다. 나는 과일장사라 공판장에서 입찰을 마치고 포도와 사과, 귤 등을 잔뜩 싣고 안산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정혜신 박사와 부군인 이명수씨를 만났다. ‘치유센터 이웃’은 아름다운 재단과 한겨레 21의 공동캠페인인 ‘기억 0416’ 모금액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란다.

‘치유센터 이웃’에 들어서니 한쪽에 탁 트인 부엌이 있었고 그곳에는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내느라 분주했다. 거실에는 개다리 소반이 여러 개 놓여있고, 자원봉사자들은 방문객들에게 먹을거리를 내놓았다. 그리고 한쪽 벽에는 큼지막한 그림이 걸려있었는데 김선두 화백이 제자들과 함께 그린 봄소풍이란 그림이란다.

언 듯 저 큰 그림이 어떻게 이 공간에 들어왔으까 싶었지만 그림이 너무 커서 표구 작업을 센터 안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눈이 시릴듯한 별들이 하늘에 깔려 있는데 한지 장지 기법으로 7겹을 겹쳐서 그린 기법으로, 별은 조개를 갈아서 만들었단다. 그 아래에는 어린이들이 올망 졸망 무리를 지어가며 봄소풍을 가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 그림을 보며 치유를 받는다고 했다.

이 그림을 보면 엄마와 아이가 같이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이 그림의 이 아이는 우리 아이와 닮았다.”라면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의 모습을 생각하고 별빛처럼 쏟아지는 그리움을 달래며 웃고 울며 서로 이야기하고 치유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참다운 치유공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지원금 40억 원을 받아 안산시에서 운영되는 ‘트라우마 센터’ 라는곳은 단순히 외상적인 스트레스를 가지고 진단을 한다는 거다. 그곳이 이곳과 다른 점은 ‘치유센터 이웃’은 유가족들이 서로 모여서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기억하며 마음을 달래는 곳이라는 거다.

인상깊었던 것은 개다리 소반이다. 거실바닥에 개다리 소반이 여러 개 놓여 있었고. 이곳을 방문하는 유가족들에게 간식거리와 집밥을 제공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정혜신 박사 부부는 이곳을 친정집처럼 만드는 것이 컨셉이라고 했다. 맘 편하게 와서 쉬어가면서 음식을 먹으며 치유받는 곳. 참사 후 엄마들은 음식을 하는 것을 죄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내 아이는 이 세상에 없는데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게 너무 죄스럽다는 거다. 그런 날들이 이어지면 몸을 버리게 되고 건강을 잃게 된다. 그래서 나름 고민한 게 집밥을 만들어 먹이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곳에 오게 되면 자원봉사자들이 쉴새없이 음식을 만들어 내오고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필자도 형을 잃은 기억이 있다. 80년대 민주화 열풍이 전국을 휩쓸었을 때 나의 형은 행방불명됐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께서 유명을 달리하셨다. 그런 충격과 트라우마는 대단했고 지금도 나에게 큰 충격으로 남아있다. 유가족들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평생의 한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세월호는 끝난 문제라고 언론에서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진행되고 있으며, 진상규명에 몇 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생활하고 있는 광주도 마찬가지다. 광주민주화 운동 특별법이 만들어졌지만 지금도 누가 발포를 했는지 진상 규명이 되어있지 않다. 1980년 이후로 34년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일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초가 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일은 중단없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여전히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다. 기억 0416(REMEMBER 0416)!!

PS. 내가 싣고 왔던 과일들은 벌써 작은 쇼핑백에 담겨 이곳에 드나드는 유가족들에게 나눠지고 있었다. 참 보기 좋았다. 친정집 집밥의 위력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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