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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택 빛고을노인건강타운본부장 |
12월이다. 남들은 마지막 달이 되면 망년회다 송년회다 라는 명목으로 들떠 있는 때다. 그렇지만 우리한테는 한 해를 결산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소중한 달이 12월이다. 그러면서 2015년 새해를 설계하는 중요한 달이기도 하다.
요즘 출근할 때 보면 여름에 복지관 앞 의자 등에 앉아 오순도순 얘기를 나누던 어른신들이 한 분도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춥기 때문이다. 이럴 때 빛고을건강타운과 효령복지타운 직원들은 어르신들과 훈훈한 정을 나누고 있다. 빛고을복지재단은 타운 이용 회원 중 80세 이상인 홀로사는 노인과 직원간 정기적으로 안부전화 서비스로 정(情)이 있는 타운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서비스를 원하는 80세 이상 202명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직원들이 월 2회 이상 정기적으로 안부전화를 드리고 있다. 친근함과 편안한 대화를 위해 남성 직원은 여성 어르신에게, 여성 직원은 남성 어르신에게 따뜻한 안부 인사와 함께 꼼꼼히 챙기고 있다.
이 같은 발상은 작년 6월 뉴질랜드에 다녀온 해외견학 팀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사람을 한자로 인간(人間)이라 부른다. 이 단어에는 사람의 본질이 숨겨져 있다. 우선 인(人)은 서로 기대는 존재임을 가리킨다. 또 간(間)은 ‘사이’를 뜻하고 있어, 사람을 관계적 존재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은 홀로 사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사는 존재라는 것이다.
본능으로 사는 동물도 생존을 위해서 ‘더불어 살기’의 방법을 취한다. 한겨울이 되면 영하 60∼70도가 보통인 남극에서 펭귄 무리는 극점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기온이 내려 갈수록 조금이라도 따뜻한 곳을 찾는 것이 생태계의 철칙이지만 펭귄은 반대로 가장 추운 곳을 찾아 서로 몸을 맞대고 촘촘히 포개 앉아 원을 만든다. 서로의 체온에 의지해 가혹한 추위를 극복하는 것이다. 자리다툼을 자제한 채 하나로 뭉치는 지혜가 펭귄의 생존전략인 셈이다. 펭귄은 체온을 나눔으로써 상대방의 체온을 자신의 것으로 삼는다.
이처럼 노인시설에 근무하는 우리 직원들이 홀로사는 어르신들과 정을 나누면서 추위를 이겨내고 있다.
“함께 노력하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 우리를 항상 결합시키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나는 “사랑”이라고 대답하겠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타운 직원들이다. 나는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 직원들에게 연말을 맞아 건의하고 싶다. 어려움을 겪고있는 홀로사는 어르신들에게 ‘입으로 방문’ 한데 이어 ‘손의 방문’과 ‘발의 방문’을 하자는 것이다.
‘입의 방문’은 현재 직원들이 하고 있는 직접 또는 전화로 안부를 묻고, 챙기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방문이다.
‘손의 방문’은 문자나 편지로 관심과 사랑을 전달하는 방문이다. ‘발의 방문’은 말 그대로 추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털 장갑이라도 사들고 찾아가 위로해 주는 방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일을 하자고 3년 전부터 매월 잔돈을 모으고 있다. 현재 800만 원 가깝게 모았다고 한다.
이 돈의 일부로 지난 10일 건강타운 직원들이 인근 덕남마을 이모(91) 할머니 집 노후한 전기시설과 부품을 교체해드렸다. 또 쌀과 생활용품을 전달하고 청소도 해드렸다. 오는 24일에는 깜짝 산타가 되어 타운 어르신들께 선물을 전달하기로 했다.
인간관계는 이 세가지 방문으로 돈독해지기 마련이다. 먼저 떼는 입술이 되고 내미는 손이 되고 내디딘 발이 되자. 그 자체로 무엇 하고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을 거둘 것이다. 그러다 보면 백배의 보상도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기적’이다. 우리가 어르신들에게 주려던 위로가 나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기적을 체험 할 것이다.
미국의 카네기공대 졸업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성공하는데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은 15% 밖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나머지 85%가 인간관계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한테는 ‘입의 방문과 손의 방문, 발의 방문’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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