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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 |
어느새 연말이다. 그리 좋지 않은 경기 탓인지 떠들썩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송년모임을 하자는 지인들의 연락에 또 한해가 간다는 사실이 실감난다.
올 한해 다사다난했던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콘텐츠산업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연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의 큰 인기로 우리 콘텐츠 수출의 청신호를 켜더니 이후 다양한 우리 콘텐츠의 해외 활약 소식이 이어졌다.
애니메이션 ‘넛잡 : 땅콩도둑들’은 한국영화 최초로 1억2000만 달러 이상 글로벌 흥행 수익을 기록했고 ‘히든싱어’, ‘꽃보다 할배’, ‘나인’, ‘굿닥터’ 등의 방송 콘텐츠가 중국을 넘어 미국까지 포맷 수출 성과를 거두었다.
진흥원이 주최한 서울국제뮤직페어를 통해 해외 진출의 기회를 잡은 노브레인, 글렌체크, 잠비나이 등의 인디밴드들이 해외 공연을 펼치며 세계인들에게 케이팝이 다양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또 서울시의 ‘타요 버스’가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자 ‘라바 지하철‘, ‘뽀로로 택시’가 등장하며 우리 캐릭터가 많은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영화 ‘명량’은 1700만 명이 넘는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바야흐로 창조경제를 견인하고 문화융성을 이끄는 콘텐츠산업의 저력을 보여준 한 해였다. 그 결과, 올해 콘텐츠산업은 작년보다 매출액과 수출액이 각각 7%와 11% 성장한 96조 원과 5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좋은 소식만 있지는 않다.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우리 콘텐츠산업을 대표하는 게임의 성장세는 작년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수출세 또한 둔화되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나친 호들갑이긴 하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 같은 큰 히트작이 없다보니 한류 열풍이 식고 있다는 성급한 진단도 들려온다.
‘별에서 온 그대’의 큰 인기에 놀란 중국 정부가 수입쿼터제 등의 보수적인 정책으로 우리 콘텐츠의 중국 진출을 어렵게 하면서도 자국 콘텐츠산업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콘텐츠가 중국과의 경쟁으로 고전을 겪고 있기도 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콘텐츠 창의생태계의 기반이 될 ‘콘텐츠코리아 랩’의 안착, 콘텐츠산업의 씨앗이 되는 ‘이야기’의 산업화를 위한 거버넌스 체계 구축, 실질적인 글로벌 한류확산 성과를 위한 타 부처, 기관과의 협업체계 가동이라는 올해의 세 가지 중점목표를 향해 임직원 모두 힘을 합쳐 열심히 달려왔다. 어느 목표는 예상보다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고, 일부는 기대에 못 미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일은 광주전남혁신도시로의 이전이었다. 4년여의 준비를 하였건만, 200여 명의 직원들이 생활 터전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직 콘텐츠기업 대다수가 수도권에 집중된 환경에서 대한민국 콘텐츠산업을 총괄 진흥하는 우리의 업무를 잘 해내기 위해서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일도 많았다.
그래도 지난 8개월을 돌이켜보니 막막했던 처음과 달리 지역주민들과 유관기관들의 환대와 도움으로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아직 갖춰야할 시설이 많지만 이전기관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광주전남혁신도시에도 활기가 넘치고 있다.
그러고 보면 개인적으로도 올해는 남다른 한해이다. 이제 곧 한국콘텐츠진흥원의 3년 임기를 마치게 되기 때문이다. 임기 중에 개인적인 욕심이나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대한민국 콘텐츠산업에 조금의 보탬이라도 더할 수 있기를 바라며 지난 3년을 보내왔다. 물론 직원들의 평가는 다를 수 있겠지만 누구에도 떳떳한 3년을 보냈노라고 자평한다.
2015년 1월 1일, 새해가 시작되면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또 다른 새해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인생계획을 달성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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