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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금남로에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이 문을 열었다. 필자는 기록관 개관식에 참석해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전문적으로 전시되고 연구될 수 있게 된 것을 축하하고, 기록물을 살펴보았다.
‘5·18 기록물’은 우리 민주화의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자료이다. 이 자료들은 정부가 1994년부터 1995년까지 ‘5·18민주화운동 자료실’을 설치하고 ‘5·18자료수집위원회’를 구성하여 5·18기록물과 유품 등을 수집하면서 한곳에 모이게 되었다. 2010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를 구성해 등재를 추진하면서 당시의 개인기록물, 기자들의 취재수첩, 성명서 등 자료를 추가로 수집해왔다. 그로부터 1년만인 2011년에 5·18 기록물과 80년대 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전세계가 남긴 인류의 사상, 발견 및 성과의 기록을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로 지정한다. 유네스코는 1997년부터 2년마다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 정기총회를 개최하여 선정 대상을 결정해왔다. 프랑스 인권선언, 영국의 마그나 카르타(대헌장), 양피지에 인쇄된 구텐베르크 성경, 여성의 투표권을 세계 최초로 쟁취한 뉴질랜드의 여성 참정권 탄원서 등 인류의 문명과 예술, 인권과 민주주의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자료들이 그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 의궤, 고려대장경판, 훈민정음 등 총 10종이 지정됐다.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쟁취함으로써 동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발생, 진상조사 활동과 보상에 이르기까지의 기록은 형식과 내용의 다양성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항쟁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사진 필름과 영상, 야당 지도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대법원의 선고문, 여러 인권 단체가 자체적으로 조사해 기록한 인권침해 사례 등 문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청각 자료가 포함되고, 기록주체도 관공서의 공식 문서, 언론취재물, 개인의 기록물을 아우른다.
지금까지 ‘5·18 기록물’은 광주시청, 5·18기념재단, 기록물이 작성된 국가기관과 도서관에 흩어져 보관돼 왔다. 이번에 개관된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이 여러 곳에 각각 보관된 기록물들을 모아 5·18의 의의,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 향상에 대해 연구하는 핵심적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유네스코는 기록유산뿐만 아니라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세계유산(World Heritage)’으로 선정, 등재해 보존하고 있다. 세계유산은 인류가 선조로부터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고귀한 가치를 지닌 자연과 문화의 산물이다. 아프리카 세렝게티 초원, 파미르 산맥의 타지키스탄 국립공원, 나미브의 모래바다 같은 보존해야 할 자연경관과 스톤헨지와 만리장성, 알타미라 동굴 벽화, 우리나라의 경주와 안동 하회마을과 양동마을 등 유적과 문화재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일본은 일제 강제징용현장을 ‘메이지시대 산업화 유산’이라는 명목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시도하고 있다. 일본은 조선인 600여 명을 강제동원해 하루 12시간 이상의 노동을 시킨 하시마 해저탄광 등 강제징용현장 7곳을 일본 산업화의 성지로 포장하고 있다.
혹자는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예를 들어 일본의 강제징용현장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독일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가 전제됐다. 전쟁범죄의 참혹함에 대한 일본의 반성과 사과 없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용납할 수 없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은 우리나라를 넘어 인류 공통이 공감하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증언으로 보존될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가치는 보편성을 담보했을 때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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