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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사태에 대한 정부의 초기대응 미흡으로 온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말 때문에 온 세상이 또 시끄럽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지난 청와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쏟아낸 막말 때문이다. “… 아시아문화전당같이 자신들이 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빅딜을 해서 통과시키면서 민생과 일자리 창출 법안은 통과시키지 않는 것은 경제 살리기에 역행하는 것…” 운운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섬뜩하다. SNS에 만연한 막말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지금 심지어 대통령까지 막말 논쟁의 한가운데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는 사실이…. 대통령의 거부권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이다. 하지만, 그 행사의 방법은 천박하거나 협박이 되어서는 안 된다.
거부권 행사 이전의 상황을 살펴보자. 세월호참사 이후 이를 규명하기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이후 정부의 시행령이 발표되었다. 그런데 시행령이 특별법의 취지를 축소 왜곡시키고 있다는 논란이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국회차원에서 제시된 대안이 국회법 개정안이었다. 그런데 왜 여기에 아시아문화전당이 등장해야 하는가? 아시아문화전당은 야당의 몫이란 말인가?
이명박정부에서도 아시아문화전당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애초의 계획과 대비하여 큰 변화 없이 진행됐다. 그러다가 박근혜정부 들어와서 아시아문화전당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당을 운영할 조직구성과 관련하여 조직을 담당하는 안전행정부와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의 비협조로 벽에 부딪히자 느닷없이 문화관광부에서 운영주체를 법인으로 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내놓았던 것이다.
국회에서 겨우 원래의 위치에 가깝게 되돌려 놓은 것이 지난 3월이었다. 2년의 세월동안 허송세월을 자초했던 것이다. 그뿐 아니다. 2014년에는 아시아문화전당이 건립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 ‘아세안문화원’을 건립하겠다고 박대통령이 발표했던 것이다. 정부의 머릿속에 아시아문화전당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은 특별법에 근거를 둔 국책사업으로 참여정부 때 시작되어 올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아시아의 문화자원을 토대로 세계적 문화 예술 트렌드를 발신하고 문화콘텐츠를 창·제작하는 복합문화예술기관이다. 그래서 비록 광주에 소재하지만 문화국가의 터미널이자 창조경제의 수원지인 셈이다. 전당이 문화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창·제작하면 그만큼 일자리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된다. 전당이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면 그만큼 국내외 관광객이 늘어나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갖게 된다. 나아가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부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운 오리 새끼 같은 광주에 건설하다 보니 바라보는 눈이 탐탁지 않다. 지역사업으로 폄하하면서 말이다. 그런 인식이 깔려있기에 건설공사는 거의 마무리 되었으나, 전당을 운영할 조직과 인력이 아직까지 결정되지 못했다. 말하자면 문화유람선은 건조됐으나 이를 운영할 선장이나 기관사, 조타수 등이 정해지지 않았기에 이 거대한 배를 띄울 수가 없다. 운영주체가 없으니 개관콘텐츠 역시 부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화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는 것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에도 문화적 상상력이 깔려있는 것이다. 문화와 경제를 대립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시대착오이다. 광주에 소재한다고 광주만의 것인가. 광주에 소재한다고 야당의 것인가. 전당은 경제살리기에 역행하는 시설인가. 그래서 10년 넘어 준비하여 개관을 앞둔 아시아문화전당을 이제 와서 갈아엎을 것인가?
아니라면 발상의 대 전환을 해야 한다. 아시아문화전당을 박근혜정부의 최대 문화치적으로 삼자고,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 삼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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