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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수원에서 일어난 노숙소녀 사망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4년 11개월째 복역 중인 지적장애인 정아무개 씨에 대한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지난 2007년 5월 수원에 있는 한 고등학교 화단 옆에서 노숙소녀 김아무개 양이 숨진 채 발견되자, 수사기관은 정 씨의 자백을 받아내 기소했다. 정 씨는 2심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하지만 이후 정 씨는 무죄를 주장하면서 재심을 요구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따라서 기존의 유죄 판결이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려워졌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 2011모1112 결정)는 28일 정씨가 제기한 재심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소송에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정씨가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을 당시 다뤄지지 않은 수원역 내 CCTV 증거가 드러났고, 이전 판결에서 부각되지 않은 피해자의 사망 시각이 정씨의 진술보다 앞선 시점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은 곧 재심 개시를 결정해 사건을 다시 심리한 뒤 판결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정 씨의 만기출소시점이 한 달가량 남은 상황으로 서울고등법원의 재심개시결정과 판결이 이 기간에 이뤄지기는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법원 재심 결정에 대해 국선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결과는 좋게 나왔지만 너무나 오래 걸렸다"라면서 "2008년부터 정 씨를 옆에서 지원한 사람들은 이 기간을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죄도 없이 만기를 채운 정 씨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라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앞으로 무죄 판결이 나오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명예회복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정 씨도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고 있으며 의지를 밝히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다산인권센터 등 14개 인권시민사회단체도 29일 논평을 내고 검찰에 정씨에 대해 즉시 형집행정지 결정을 내릴 것, 관계 당국에 강압수사로 사회적 약자들이 허위자백을 하지 않게 법적, 제도적 장치를 정비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사건은 알려진 바와 같이 무죄확정판결을 받은 노숙청소년 5명과 이번에 재심이 개시된 정모 씨와 강모 씨 등 총 7명이 사람을 죽였다는 자백을 한 사건”이라면서 “가정이 해체된 청소년들, 지적장애인들, 노숙인인 이들은 변론과정에 충분한 조력을 받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14일 노숙소녀 사망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됐던 노숙청소년 재판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정씨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정 씨는 당시 재판에서 “나도 노숙소녀를 죽이지 않았다. 이 사건과 무관하다.”라고 증언했다가 위증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정 씨의 법정 증언이 위증이 아니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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