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브랜드’(Brand) 시대이다. 자유경쟁 시장에서 소비자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가격, 품질, 디자인 등을 고려한다. 하지만, 가장 우선하는 것은 브랜드이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필요(Needs)에 의해서 구매했다면 오늘날에는 욕구(Wants)에 의한 구매를 한다. 필요에 의한 구매는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하거나 없어서는 안 되는 소비행태지만, 욕구에 의한 구매는 없어도 되는 비합리적인 행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하면 제품가격의 한계나 수요의 한계가 사라진다. 소위 전통적인 소비이론의 대전제인 ‘한계효용체감의 법칙’도 브랜드 앞에서는 무력해진다. 비싼 명품 브랜드가 잘 팔리는 이유다.
생수를 예로 들면, 일반 생수보다 3배나 비싸고 우유나 맥주보다 비싼 프랑스 생수인 ‘에비앙(evian)’을 선택한다. 에비앙의 내용물은 잘 모르지만 단지 소비자의 마음속에 ‘에비앙 = 명품 생수’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의 힘이다.
이제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강력 브랜드(Power Brand)로 만들지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게 되었다. 브랜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현대의 기업경영은 브랜드 경영이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그런데 브랜드 경영은 기업뿐만 아니라 또 다른 경제주체인 지방자치단체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타 자치단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지역을 브랜딩(Branding)하고 그 브랜드를 마케팅 하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은 아직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접근이 미흡한 실정이다.
세계 최고의 소금은 뭘까?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이다. 우리나라 천일염은 1kg 가격이 1000원대인데, 게랑드 천일염은 그보다 60배가 높은 6∼8만 원에 거래된다. 전남 서해안에서 나는 천일염이 세계 최고인데도, 자기만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다른 것과의 차이를 알리는 브랜드 마케팅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게랑드 천일염은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단 하나의 소금’이라는 브랜드 차별화 전략으로 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자기 지역의 특성이나 정체성(Identity)을 표현하는 로고(Logo)나 심벌(Symbol), 브랜드 슬로건(Slogan)조차 정립되지 못한 자치단체가 수두룩하다. 서울시의 브랜드 슬로건은 ‘하이 서울’(Hi Seoul), 부산시는 ‘다이내믹 부산’(Dynamic Busan), 제주도는 ‘아름다운 제주’, 완도군은 ‘건강의 섬, 완도’이다.
전라남도의 브랜드 슬로건은 민선 3·4·5기 ‘녹색의 땅 전남’에서 6기에 ‘생명의 땅 전남’으로 바뀌었다. 광주시는 브랜드 슬로건인지 행정구호인지 알 수 없지만 3·4기 ‘1등 광주’, 5기 ‘창조도시 광주’, 6기 ‘더불어 사는 광주, 더불어 행복한 시민’으로 바뀌었다. 서울, 부산, 제주 등은 브랜드 슬로건이 바뀌지 않고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다. 전라남도와 광주시는 자치단체장이 교체되면서 바뀌었다.
브랜드 슬로건은 그 자치 단체의 특성, 정체성, 미래가치 등을 함축적으로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 만들어졌다면 바꿀 필요가 없다. 특정 제품의 상표가 자주 달라지면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져서 결국 소비가 줄어들 것이다. 이렇듯 자치단체들의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인식 부재가 지역 브랜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브랜딩해서 마케팅 할 것인가? 지역의 비교우위자원, 경쟁력 있는 자원, 미래가치가 있는 자원이면 무엇이든지 가능할 것이다. 완도 전복은 특산물을 브랜드 마케팅해 성공한 사례이다.
지방 행정에서 브랜드 마케팅은 블루오션(Blue ocean) 영역이다.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규모 개발 사업이나 사회간접시설처럼 많은 예산이 드는 것도 아니다. 중앙 정부 눈치보고 사정하고 지원받는 것도 아니다. 자치단체장이 명확하게 개념정립을 하고 유능한 공무원을 전담 배치하여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성과를 낼 수 있다.
자치단체에 브랜드 마케팅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하는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에 통합된 광주·전남 연구원에 ‘지역 브랜드 마케팅 연구팀’을 신설하여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하다.
그럼으로써 우리 지역의 브랜드 자산을 꾸준히 축적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지역 브랜드 마케팅, 빠를수록 좋겠다.
< 저작권자 © 엔지티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제보 및 문의 ngtv@ngtv.tv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