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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를 아름답게 잘 타기가 어려운건 / 온세상을 다 찾아도 종자기가 없기 때문 / 맑고 깊은 물가에서 한곡조를 타고보면 / 서로간에 알아주는 마음과 귀 있으려나.
‘옛 선비들은 무더운 복날을 어떻게 지냈을까?’그 해답을 찾는 재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광주문화재단이 마련한 선비들의 여름나기 재현 행사가 바로 그것.
광주문화재단은 지난 23일 소쇄원과 환벽당 일대에서 문화관광상설프로그램 ‘무등산의 사계’중 여름 프로그램인 ‘성산계류탁열도·소쇄원 48영 재현행사’를 가졌다. 놀이패 신명과 조선대학교 임준성 교수, 허달용 화백, 거문고 명인 정준수, 시조창 명인 정인봉 등이 전통복장을 하고 16세기 말 선비들의 일상을 담아냈던 성산계류탁열도와 소쇄원도를 재해석해 생생하게 재현했다.
성산계류탁열도는 1590년 식영정과 환벽당, 서하당, 소쇄원 등을 중심으로 시단을 형성했던 김성원, 김부륜, 양자정, 최경회, 정암수 등 11명의 선비들이 복날 더위를 식히기 위해 시회를 열었던 모습으로 김성원의 문집인 서하당유고와 정암수의 문집인 창랑 집에 전해오고 있다.
재현행사는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열 한 명의 선비들이 걸어서 혹은 말을 타고 와 만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인사를 주고받은 뒤 주인인 서하당 김성원을 맡은 임준성 교수의 안내로 복달임 음식을 먹으면서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는 담소와 학문을 연찬하는 강의, 각자의 소회를 표현하는 마당을 펼쳤다.
허달용 화백이 이 모습을 그대로 담아 성산계류탁열도를 그리고, 정준수 명인의 거문고 연주, 정인봉 명인의 시조창을 통해 그 시대의 풍류를 그대로 재현했다.
이어 소쇄원에서는 48영의 시 중에서 행위요소로 재현이 가능한 16가지가 구현됐다. 소쇄원도는 1755년 만들어진 목판원도로 소쇄원의 경관과 행위, 사상 등을 담은 그림에 하서 김인후의 48영이란 시를 도판 위에 각자로 새겨놓은 것으로 소쇄원의 공간에 담긴 원림 조성의 원칙과 미학을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유품이다.
선비들은 못가 언덕에서 더위를 씻고, 작은 연못에 노니는 물고기를 보며 삶의 이치를 깨닫고, 탑바위에 정좌하고 묵상에 잠겼다. 평상바위에서 우레 소리를 내며 장기를 두고, 옥추에서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벗을 그리워하는 장면 등이 실감나게 연출됐다.
1800년대 중반기와 후반기 무등산 자락에 은거한 선비들의 일상과 사상이 담긴‘타임캡슐’같은 이 두 개의 그림과 시는 전남대학교 나경수 교수의 번역과 조선대학교 임준성 교수의 해제를 바탕으로 정재경 작가가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박선정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이번 상설공연을 통해 호남 정신세계의 토대가 된 무등산이 단순 관광지에서 벗어나 누정문화를 바탕으로 한 문화관광 체험의 장으로 확장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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