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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교육대학교(총장 이정선)는 염창권 교수(국어교육과, 55)가 《중앙일보사》에서 발표한 제34회 중앙시조대상에서 시조작품 <11월>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1982년부터 중앙일보사가 매년 주최하여 올해로 34회째를 맞는 이번 시조대상은 우리나라 시조부문 최고 권위의 상이다. 등단 15년 이상의 중견 시조시인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의 발표작품 중에서 대상작을 선정하는데,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12인의 시조작품 중에서 최종 1편으로 <11월>이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 것이다.
시상식은 오는 18일 오후 6시 30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4층 강당에서 열린다.
염창권 교수는 문학의 영역마저도 빛의 속도로 변해가는 요즘, 시조의 변신을 꿈꾸는 대표적인 시조시인으로 꼽힌다. 그런 특성은 그의 등단 이력에서도 읽을 수 있다. 1990년 시조, 91년 동시, 92년 평론, 96년 자유시로 각각 등단하여 표현의 영역을 넓혀 왔기에, 시조의 틀에 갇혀있지 않는 다채로운 상상력과 경지를 넘어선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수상작 <11월>에서 을씨년스러운 가을날 저녁 풍경을 떠올리는 것이 어렵지 않다. 염 교수는 “가을의 끝자락, 겨울의 초입인 11월은 뭇 생명의 순환과정이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계절”이라며 “그런 존재의 그림자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했다. 또 “모든 존재에는 틈이나 균열이 있다”며 “그런 균열을 결핍이기도 하지만 다른 세계로 이어져 소통할 수 있는 통로도 된다.”고 전했다.
심사평의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11월>은 “몸 아픈 것들”이 “드러난 제 갈비뼈를 만져”보지만 “캄캄한 지층으로 몰려가는 가랑잎”이나 “눈자위 검은 등불”처럼 중년의 경험을 쓸쓸히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시인의 긍정과 화해의 사유는 “젖 물릴 듯 다가오는 이 무형의 느낌”이라는 추상의 구체화와 “아마도, 오기로 하면 이맘쯤일 것”이라는 적실한 언명에 닿아 형언할 수 없는 힘을 발산하며 대상 논의를 평정하였다.
염창권 교수는 광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초등교육연구원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교내 풍향학술상과 풍향교육상 등을 비롯해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중앙시조대상을 수상했으며, 대표작품으로는 시조집 『햇살의 길』, 『숨』. 시집 『그리움이 때로 힘이 된다면』, 『일상들』등이 있다.
수상작
11월 염창권
그림자를 앞세우는 날들이 잦아졌다 캄캄한 지층으로 몰려가는 가랑잎들 골목엔 눈자위 검은 등불 하나 켜진다
잎 다 지운 느티나무 그 밑둥에 기대면 쓸쓸히 저물어간 이번 생의 전언이듯 어둔 밤 몸 뒤척이는 강물소리 들린다
몸 아픈 것들이 짚더미에 불 지피며 뚜렷이 드러난 제 갈비뼈 만져볼 때 맨발로 걷는 하늘엔 그믐달이 돋는다
젖 물릴 듯 다가오는 이 무형의 느낌은 흰 손으로 덥석 안아 날 데려갈 그것은 아마도, 오기로 하면 이맘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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