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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회 사무처 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지난 12년간 사무처 직원 여러분들의 도움만 받다가 이제는 제가 여러분들과 한 식구가 되었습니다. 지난 의원 시절이 생각납니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내일 일을 예측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우리 정치 현실 속에서 갑작스런 여야 합의로 인한 무리한 의사일정, 그리고 밀려드는 검토보고서 작성 등으로 우리 모두가 밤을 새우는 날들이 부지기수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의정생활을 하는 동안 일많은 법사위에서 여야 간사, 그리고 상임위원장으로 일하면서,또 여야 협상을 주도하는 원내수석부대표, 원내대표로 일하면서,함께 고생했던 수석전문위원, 전문위원, 입법조사관, 주무관, 속기사, 방호원, 그밖에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묵묵히 고생하시는 분들까지 오직 헌신과 열정으로 그 어려운 일들을 감당해 내시는 것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제가 그런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었다는 것이 저로서는 무척이나 영광스런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그런 여러분들이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야말로 대한민국 국회의 핵심일꾼들입니다.
여러분들이 하시는 일은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단순히 보조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의원들과 함께 우리 국회의 입법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의회 민주주의의 주인공들입니다.
여러분들의 손에 대한민국의 의회가, 그리고 민주주의가 달려 있습니다.이제 우리 모두 의회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발전시키는 주역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일하십시다.
국회는 누가 뭐라고해도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 있는 신성한 논의의 장입니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 국회는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사무처 직원들이 어떤 공직자들보다 열성적으로 헌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의원들도 우수하고 사무처 공무원들 또한 최고 엘리트들이 모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럴까 생각해봤습니다.
그것은 우리 의회 민주주의 60년이 흘렀음에도 서구 의회주의 역사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까닭이기도 하겠지만,우리 헌법구조를 비롯한 법제도의 불비함 또는 미비함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 언론이 국회의원 전원을 상대로 현행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10명중 8명 이상이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다수 국민 또한 개헌에 동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도개혁은 할 수 있을 때 해야 합니다.
중국의 정치가이면서 변법자강운동(變法自強運動)을 벌였던 캉유웨이는 “어떤 나라든 개혁할 수 있으면 존속하고 개혁할 수 없으면 멸망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의회민주주의 역사를 갑자기 100년, 200년으로 늘릴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비록 서구에 비해 짧은 역사지만 중단없는 제도개혁을 통해서만 역사의 부족을, 그리고 짧음을 보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일류국가, 민주주의 국가의 발전사는 다름 아닌 의회 민주주의의 발전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의 발전도 의회 민주주의 발전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대한민국도 1948년 제헌의회가 개원한 이래로 4.19 민주혁명, 6.10 민주항쟁, 광주민주화운동을 통해 의회 민주주의가 발전해 왔습니다.
그리고 형식적 절차적으로도 상당한 정도의 의회민주주의가 완성돼 왔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면에서는 아직도 의회가 서로 대립과 갈등 정쟁으로 점철돼 성숙한 의회민주주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무처의 유능한 공직자들이 그토록 열심히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점에서 의장님께서도 개원사에서 헌법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하셨는데, 저 또한 일찍부터 우리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헌법개정을 역설한 바 있습니다.
물론 헌법 개정은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들의 의사가 제일 중요하고, 그를 받들어 의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나라의 미래를 설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일들을 뒤에서 준비하고 뒷받침하는 역할 또한 너무도 중대하기에 사무처 공직자 여러분께서도 이러한 시대정신을 잘 인식하고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취지에서 우리 국회 사무처도 늘 끊임없이 시대 변화에 적응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주역에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라고 했습니다. 어려울 때는 변해야 하고, 변하는 것은 통하는 것이고, 통하는 것은 오래간다고 했습니다.
우리 사무처도 변해야 할 것입니다. 나라의 미래가 어렵고 우리 의회도 늘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어떻게 변할 것인가는 앞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나가겠습니다. 그러나 우선 총론적으로 의회주의 기능 확대와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선 첫째,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는 것은 국회의원과 사무처의 기본 책무입니다. 사무처는 청문회와 국정감사 활동을 차질없이 지원하고, 주요 법률 하위법령 체계 전반에 대한 분석과 사후관리를 강화해나가야 합니다.
둘째,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사무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수동적으로 일하기보다는 현장조사나 해외 사례검토 등을 통해 능동적으로 입법과제를 발굴하여 국민의 아픔을 헤아릴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사무처는 대한민국 국회가 의회민주주의를 구현하고, 국가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사무처가 국내외 변화를 선도하기 위한 중장기적 전문적 연구활동 및 교육훈련에 적극 나서야 할 때입니다. 필요하다면 직제개편과 예산확보에도 앞장서겠습니다.
저는 사무총장 재임기간 동안 무엇보다 의회주의를 한층 더 강화하는데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여러분 한분한분도 의회역량을 높여나가기 위해 자기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국회는 또한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입법과 예산이 처리되는 곳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이와 관련된 것을 조사 분석하고 작성하는 일이야말로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오직 국민을 위한 신성한 과업인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합리성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야말로 공선사후(公先私後) 위공무사(爲公無私) 정신으로 일해야만 합니다.
사무총장인 저 역시 이 원칙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사무처 조직이 유기적이고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말씀드립니다.
제가 있는 한 인사는 공정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이뤄질 것입니다. 효율적인 복무시스템도 확립해 나갈 것입니다. 내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서 직무훈련 교육제도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정세균 의장님께서 취임 후 첫 결단으로 ‘환경미화 노동자 직접 고용’을 말씀하셨습니다.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국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급 공공기관의 채용형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중차대한 것입니다. 그만큼 국회 사무처가 잘 해내야 합니다.
사무처 관련부서는 가장 빠른 시일내에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의장님의 결단이 차질없이 정착되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막스 베버가 설파한 의회 권력의 중요성에 관한 언급을 소개하며 취임사를 마치고자 합니다.
“국가 미래질서에 대한 가장 결정적인 질문은‘어떻게 하면 의회로 하여금 통치를 담당할 능력을 갖게 만드는가?’에놓여야 한다.
다른 모든 질문은 단지 오류이며,다른 모든 것들은 부차적이다.”
여러분께서도 우리 대한민국의 발전은 대한민국 국회의 발전에 달려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임무에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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