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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세잔느 순창출신 빨치산 원로화가 박남재, 70년만에 귀향
송재춘  |  ngtvj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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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7  20: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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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여년 만에 귀향한 박남재(오른쪽) 화백이 황숙주 순창 군수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전북 = 송재춘 기자) “푸근한 고향 품에 안긴 덕분에 열정이 샘물처럼 솟구쳐요. 세상 사람들의 심장을 쿵하게 울릴 걸작을 꼭 하나 남기고 싶어요.”

‘한국의 세잔느’로 불리는 박남재(89) 화백이 70여년 만에 귀향했다. 국내 서양화단의 원로 작가로 추앙받는 박 화백은 최근 고향인 전북 순창군에 들아 와 작품활동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그가 빨치산 출신으로 험난한 인생역정을 극복해 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6·25를 앞둔 시점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박 화백은 지난해 12월부터 순창군 적성면 구암마을 ‘섬진강 미술관’에 둥지를 틀었다. “순창이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고향에 돌아와 큰 나무가 돼 달라”는 황숙주 군수의 요청을 받아들여 16살 이후 계속해 온 타향살이를 접은 것이다.

망구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종일 붓을 들고 화폭과 씨름을 하고 있다. 최근 새 작품을 위해 200~300호 대작 캔버스를 10개나 구입할 정도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박 화백은 대담한 원색의 붓질로 자연의 강렬한 리얼리티를 포착해 독창적인 색감과 표현력으로 구상화의 새 길을 개척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술가로서 최고의 명예라는 ‘대한민국 예술원상(2013년)’을 받았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박 화백은 빨치산 출신으로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1929년 순창읍에서 태어나중학교 4학년(당시 중학교는 6년제)까지 고향에서 살다 서울로 전학을 갔다. 서울대 미대에 들어갔지만, 입학 몇 달 만에 6‧25가 터지면서 학업을 중도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 보름을 걸어 고향으로 돌아온 뒤 회문산 빨치산 전북 도당에 들어가 지리산‧운장산 등을 1년간 누비고 다녔다.

“총격전 중에 총알을 맞았지만 어깨죽지 아래를 관통해 팔이 떨어지지 않은 것도 그렇고, 국군에 붙잡혀 끌려간 광주포로수용소에서 서양화가 오지호 화백을 만나 스승으로 모신 인연도 그렇고 그림이 운명이었던 같아요.”

박 화백은 조선대 미대를 나온 뒤 고교 교사를 거쳐 원광대 미대 학장까지 지냈다. 전주여고에서는 이낙연 총리의 부인 김숙희 여사를 가르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대학진학을 앞두고 이화여대 미대를 희망했지만, 담임 교사는 “합격이 어려울 것”이라며 원서를 써주지 않았다. 박 화백은 “내가 나서 ‘숙희의 그림 실력이면 붙을 것’이라며 시험을 볼 것을 권유했고, 결국 이대에 합격한 에피소드가 있다”고 밝혔다.

이후 사제 관계는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김 여사는 올 3월에도 순창으로 박 화백을 찾아 왔다. 김 여사는 당시 “90세 가까운 연세에도 붓을 놓지 않고 작품을 하시는 스승님의 치열한 예술혼과 열정이 존경스럽다. ‘예술가는 돈에 한 눈을 팔아서는 안된다’는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긴다”고 주변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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