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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권력이 오용·남용되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촛불 정부가 들어섰으나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현장의 체감온도는 나아진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이 여전하다. 청산은 고사하고 오히려 새 정권이 들어선 다음에도 적폐가 여전히 양산되고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
올해 개정된 검사윤리강령 제21조는 '검사는 수사 등 직무와 관련된 사항에 관하여 검사의 직함을 사용하여 대외적으로 그 내용이나 의견을 기고·발표하는 등 공표할 때에는 소속 기관장의 승인을 받는다'고 규정한 것이다. 이는 명백히 위헌이다. 헌법에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검찰이 소속 검사들에게서 유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39·41기)가 5월15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 교육문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와 관련한 외압 의혹을 폭로했다. 안 검사는 기자회견을 열기 전 소속 기관장인 의정부지검장의 승인을 요청했으나 “승인을 얻지 못해서" "반차휴가를 내고 회견에 참석했다"고 한다. 안 검사는 문무일 총장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에 개입하려 하면서 비리 혐의가 있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강원 강릉시)의 소환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는 소환 방침에 대해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후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검사윤리강령 위반을 이유로 검사징계법에 따라 대검이 안 검사에 대해 징계를 검토한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문무일 총장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볼 때 부당하게 개입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문 총장이 수사에 개입했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 즉, 검찰 공권력이 조직적으로 내부고발을 원천적으로 방해하고 검사의 표현의 자유를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내부고발을 장려하고 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검사의 입에 재갈을 물려서 내부고발을 쉬 하지 못하도록 윤리강령을 제정하해 검사의 직함을 걸고 직무관련 내용이나 의견을 기고·발표할 때에는 소속 기관장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그것도 다름 아닌 올해 촛불정부 하에서.
그래서 안 검사에 대한 징계 사유는 지검장의 승인 없이 기자회견을 연 것이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검사의 체면이나 위신은 실제로 수사를 정직하게 해서 민심을 얻어야 하는 것이지, 있는 비리를 없는 것처럼 포장해서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안 검사 폭로와 관련하여 검찰은, 한편으로 그런 외압 사실이 없었다고 변명하고, 다른 한편으로 고발한 검사를 징계하는데 급급한 행색이다. 검찰이 내부의 치부를 숨기는 데만 급급한 것은 법원이 판결의 무오류(無誤謬)를 고집하고 자체 점검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삼성 이재용에 대한 정형식 판사를 징계하라는 국민 청원을 청와대가 법원에 전달한 사실을 두고 법원이 반발하는 것과 같은 것.
판결의 잘잘못 자체를 반성하기도 전에 오류 가능성 제기 자체가 비위에 거슬린다는 말이다. 이런 검찰과 법원의 태도가 한국의 경찰 사법 신뢰도를 OECE국가 중에서 꼴찌에서 두세 번째에 머물게 하는 데 기여해왔다.
한국에서는 있는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죄에 걸린다. 공권력이 대상인 경우에 이것은 치명적이다. 공권력의 부패를 쉬 고발하지 못하도록 해 썩어빠질 때까지 교정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공권력 오남용에 대한 의혹은 그 결과가 막중이므로 검증이 되지 않은 단계에서도 의혹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입에 재갈을 물려놓으니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 나라가 절단돼 대통령이 탄핵 당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적폐를 없애기 위해 내부고발을 장려하고, 촛불 정부 하에서도 개악된 검사 윤리강령 제21조를 철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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