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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화 (사)한국생명사랑재단 이사장, '그 누군가에게 선물이 된 故 정진석 추기경의 선종'
신정욱 기자  |  ngtv@ngtv.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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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5.03  22: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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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화 이사장

정진석 추기경이 향년 90세에 노환으로 선종했다.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으로 평소 생명운동을 이끌었고, 선종 직전까지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한 목자였다.

평소 생명운동을 이끌었던 추기경은 생전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선종 후 각막기증이 이뤄졌다.

사후 장기기증 서약으로 내놓은 안구는 망막과 각막 등 안구질환 연구에 활용된다. 기증된 안구는 생전에 앓던 지병 등으로 인해 환자에 이식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연구에 쓰일 예정이다.

정 추기경은 지난 2월 21일 몸에 심한 통증을 느낀 뒤로 주변 권고로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으며, 두 달여 투병 기간 몸 상태가 호전되기도 했으나 결국 지난 27일 선종했다. 선종 후로는 그의 장기기증 서약에 따라 안구 적출 수술이 이뤄졌다.

정 추기경은 2006년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하는 장기기증에 서명한 바 있다. 생전에 나이로 인해 안구 기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듣고 연구용으로라도 써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추기경에 앞서 김수환 추기경이 안구 기증으로 새 희망을 선사한 바 있다. 김 추기경은 1990년 "앞 못 보는 이에게 빛을 보여주고 싶다"며 눈을 기증하는 각서를 썼고, 2009년 2월 16일 선종 이후 실제로 각막을 기증했다. 서울성모병원은 당시 안구 적출과 각막 이식 수술을 맡았다. 김 추기경의 각막은 각각 하나씩 환자 2명에 이식돼 새 생명을 선물했었다.

이렇듯 가장 고귀한 희생과 나눔 중의 하나는 자신의 몸을 헌신하는 장기기증이다. 장기기증은 장기이식이 아니면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일로 소중한 신체 일부를 나누는 가장 아름다운 나눔이자 선물이다. 그러기에 장기기증은 희망의 씨앗이자 생명의 불씨다. 이처럼 장기기증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일이지만 시신에 손을 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장기기증을 꺼리는 실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주어진 생을 다하고 세상과 이별할 때,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일로 생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마감하면 어떨까? 프랑스 르네상스기를 대표하는 철학자 몽테뉴는 그의 저서 「수상록(Essais)」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질문하고 고민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른 말로 옮기면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못지않게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자주 떠올리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태도일 것이다.

그 질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찾는 데 있어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과 동참이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 생애 마지막 순간은 어떻게 기억될까? 나의 마지막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죽음이 아닌 또 다른 생명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순간으로 기억되길 원한다면 이제 용기를 가져볼 일이다.

(장기 및 인체조직기증 희망서약/정기후원 문의, 한국생명사랑재단 ☎1577-9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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