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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매일 만나 데이트를 즐기던 어느 날, 슬슬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부모님께 인사도 드렸고 11월 쯤으로 날짜를 잡았더랬죠.
그런데 이낙연씨가 조심스럽게 저에게 묻더라구요.
“숙희씨, 우리 결혼을 앞당기면 어떨까요?”
“왜요?”
“매일 만나다보니 돈이 떨어졌어요.”
의외의 대답에 놀랐지만 저도 망설임 없이 “그렇게 해요!” 라고 대답했어요. 돈이 떨어졌다니, 그런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게 좋았거든요. 그 말을 어떻게 꺼내나 고민했을 그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고요.
바로 결혼식 준비를 시작했어요. 둘 다 돈이 없으니까 결혼식에 들어가는 경비를 최대한 줄여야 했죠. 장소는 기자에게 할인해주는 신문회관, 프레스센터로 정했고 신혼집은 이낙연씨가 친구에게 돈을 빌려 마련했어요.
그렇게 우리는 8월 한여름에 결혼식을 올렸답니다.
결혼반지는 제가 하지 말자고 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는데 반지를 받아서 무엇하나 싶었지요. 그 뒤로 우연히 둘이 명동 거리를 지나다가 14K 커플링을 맞췄어요. 반지 안쪽에는 우리의 결혼기념일을 새겼죠. 그게 우리의 커플링 겸 결혼반지가 되었답니다.
작은 단칸방에서 결혼반지도 없이 시작한 신혼생활이었지만 ‘둘이 사니까 이렇게 좋구나’ 하면서 살았어요. 그게 아마 신혼의 단꿈이었을까요?
호칭도 ‘여보’ ‘당신’으로 정해서 부르기로 하고 금새 익숙해졌어요.
그 해 가을과 겨울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빠르게 지나갔어요.
우리의 신혼집은 봉천동 언덕빼기에 있는 전셋집이었어요. 그 뒤로 수차례 이삿짐을 싸고 풀고 반복하다가 겨우 신반포에 있는 아파트를 융자를 끼고 살 수 있었어요. 그 시절에 아들 동한이가 태어났지요.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할만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를 낳고 내 집이 생겼던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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