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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희 광주환경공단 슬러지자원화팀장, "문명의 이기(利器)에서 환경오염의 이기(異氣)가 된 플라스틱"
신정욱 기자  |  ngtv@ngtv.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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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0.25  19: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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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두희 슬러지자원화팀장

2020년, 우리는 연초에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나날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연일 감염 관련 뉴스가 헤드라인으로 보도되고 있으며, 전 세계가 전염성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다.

월드오미터 자료(‘21.10.13 기준)를 보면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38.8만명, 하루에 7천여 명이 이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고, 누적 사망자는 총 2억 3944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이면으로 매년 동북아시아 대기권역에 미세먼지 오염을 유발했던 중국 생산공장의 가동률이 줄어들면서 미세먼지 배출량이 감소해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바이러스의 확산이 ‘자연이 보내는 경고’이고 환경적으로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는 해석도 있지만, 감염을 막기 위해 거리의 사람들 모두가 착용하고 있는 마스크,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늘어나는 택배와 음식 배달 등은 새로운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이후 우리에게 일회용품은 어느덧 위생의 대명사로 인식 되고 있다. 마스크와 택배, 음식 배달 증가의 공통점은 플라스틱 사용량의 증가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대란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세계적으로 마스크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이에 맞추어 각국은 마스크 생산량을 늘려 공급해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했다.

마스크에 사용되는 부직포는 폴리프로필렌이라는 플라스틱이다. 이는 자동차부품에서부터 가전제품, 포장재에 널리 사용되는 범용플라스틱인데 현재 세계적으로 사용된 마스크가 매월 수백억 장이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폴리프로필렌 플라스틱은 택배와 배달 음식의 포장재로도 사용되어 그 사용량과 폐기량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분리수거를 통하여 재활용되고 있으나 아직 처리되지 못한 것들은 미세한 형태로 미세먼지나 해양으로 흘러가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여기서 미세플라스틱이란 의도적으로 제조되었거나 기존제품이 조각나서 미세화된 크기 5mm 이하의 합성 고분자화합물로 정의된다. 제조 당시부터 5mm 이하로 작게 만들어진 것을 1차, 큰 플라스틱이 분해되거나 마모되어 조각나 만들어진 것을 2차 미세플라스틱이라고 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해마다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약 950만 톤이며 이 중 15~31%가 미세플라스틱이라고 한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너무 작아 하수처리시설의 처리 공정 내에서 처리되기 어려워 바다와 강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 또한 이렇게 유입된 해수를 이용한 소금의 제조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되어 인체에 섭취되며, 바다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해양환경이나 동식물계를 위협하면서 ‘생물농축’을 통해 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 다다르게 된다.

생물농축(Biomagnification)이란 생물의 영양단계가 높아질수록 체내에서 분해되기 어려운 물질을 지닌 하위 영양단계의 생물을 섭취하면서 체내의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장 피에르 더포르지 덴마크 오르후스대 생물학자 등 국제연구진이 국제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 세계 범고래 집단을 대상으로 PCB(폴리염화바이페닐, Poly chlorinated biphenyl) 오염도를 모델링하여 생물농축으로 100년의 생존 가능성을 장기 예측한 결과 30~50년 이내에 범고래 집단이 괴멸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처럼 해양으로 유입되는 유해 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생태계의 순환과정에서 충분히 인간에게도 유해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몸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은 배설을 통해 90% 이상이 배출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인체 축적 여부는 미세플라스틱의 크기, 모양, 종류 및 첨가된 화학 물질에 따라 달라진다.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의 물리적 영향에 대한 연구는 완벽하지 않지만, 몇몇 사전 연구들은 염증반응의 증가와 장내 미생물 군집의 파괴 등 잠재적인 영향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또한 동물과 해양생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면역체계 및 세포 건강의 영향과 호흡 기능 저하를 발현시킨다고 한다. 이는 현재까지는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에게 어떤 독성학적 영향을 미치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무시할 수는 없음을 뒷받침하는 연구자료들이며 우리 생활에서 플라스틱의 유입 증가를 줄이기 위한 타당성을 준다.

독일에서는 ‘보증금’을 의미하는 단어의 판트(Pfand)제도가 2003년부터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유리 또는 페트병, 캔으로 만들어진 음료 용기들을 반환 시에 최대 25유로센트를 지급하는 제도로 이는 한화로 330원 정도이다. 한국에서의 빈 병 보증금이 병당 최대 130원 수준인 것에 비해 높은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지급되는 보증금이 물건값의 10%에 달하는 수준이 되어 독일 국민 모두에게 판트제도는 일상화된 습관으로 자리 잡았고 현재는 페트병 수거율이 약 94%에 이른다. 우리나라도 환경부 주도하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등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을 위한 노력을 기하고 있지만, 이들은 생산자에게 재활용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기에 사용의 주체인 국민들이 다가가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해결방안으로 생분해가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상용화시켜 사용하거나 제도적으로 재활용률을 높이는 방안이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발생 주체인 국민들의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수준 높은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사용량을 줄이고 올바른 재활용을 통해 폐기되는 플라스틱의 양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으로 우리는 다가오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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